매해 5월 마지막 주가 되면 경기도 파주는 기분좋은 설렘으로 가득찬다. 광탄면에 자리잡은 한국 대표 명문 회원제 골프장 서원밸리CC에서 자선 K팝 페스티벌 ‘그린 콘서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2000년 처음 열었던 작은 음악회는 26년의 세월이 쌓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자선공연으로 자리잡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5월 마지막 토요일인 30일, ‘서원밸리 그린콘서트’가 열린다. 그린콘서트를 앞두고 만난 최등규 대보그룹·서원밸리CC 회장(사진)은 “매해 5월 그린콘서트에서 받은 에너지와 행복으로 1년간 사업의 스트레스와 고민을 이겨낸다”며 “올해도 귀한 분들을 초대해 최고의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정성껏 준비하고 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서원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한국골프협회(KGA) 대회가 모두 열린 국내 대표 명문 골프장이다. 긴 전장과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그린, 완벽한 잔디와 유려한 조경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코스를 선정할 때 빠지지 않는다. 완벽한 코스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서원힐스의 서남코스 잔디를 켄터키블루 그라스에서 중지로 바꿨다. 기후 변화로 양잔디가 인력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고 판단해 내린 결단이었다. 최 회장은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코스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욱 어렵다”며 “코스관리부터 시설, 식음(F&B), 서비스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손끝에 정성을 다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그린피를 가장 비싸게 받을 수 있는 5월 마지막 토요일, 영업을 접고 무료 뮤직페스티벌을 연다. 밸리코스 1번홀은 공연장으로 변신하고 다른 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가 펼쳐진다. 벙커에서는 어린이 장사를 뽑는 씨름대회가 열리고, 페어웨이 곳곳에는 삼삼오오 돗자리를 펼치고 봄날을 만끽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2000년 시작된 이후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는 매해 빠짐없이 열렸다. 골프장 오너의 의지가 있기에 가능했던 기적, 하지만 최 회장은 “직원들과 회원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린콘서트는 최 회장이 서원밸리CC 개장을 앞두고 마주한 한 장면에서 시작됐다. 최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1968년 고향인 충남 보령에서 어머니가 쥐어주신 보리쌀 한 포대를 들고 상경해 맨손으로 일궈낸 회사가 지금의 대보그룹이다. 대보건설을 비롯해 대보유통, 대보정보통신, 서원레저 등 연 매출 2조 2000억원, 임직원 약 4000명 규모의 ‘작지만 강한기업’으로 키워냈다.
농장주가 꿈이었던 최 회장에게 골프장은 그 어떤 사업체보다 각별하다. 골프장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2000년 어느 주말, 직원이 데려온 아이들이 골프장 잔디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페어웨이와 벙커가 아이들에게 놀이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최 회장은 “제가 사랑하는 골프장이 지역주민들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자선공연을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시작된 자선공연의 누적관객은 지난해까지 약 62만명에 이른다. 대보그룹 직원들이 자원봉사로 나서 진행하는 바자회와 음식 판매로 거둔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지난해까지 약 7억 3000만원이 불우이웃을 위해 쓰여졌다.
올해도 화려한 출연진이 무료로 출연해 그린콘서트의 ‘자선’을 함께한다. 장민호, 손태진, 박군, 최수호, 은가은, 오유진 등 대세 트로트 가수들이 분위기를 달구고 백지영, 알리, 정동하, 허용별이 아름다운 발라드로 봄밤을 물들인다. 슈퍼주니어 L. S. S.(이특, 신동, 시원), 딘딘, 이븐, 나우즈(NOWZ), 빌리, 세이마이네임 등 아이돌 스타에 R. ef, 노이즈, 김창열(DJ DOC)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 찾아오는 팬들을 위해 서원밸리는 이날 하루 서원힐스 동코스 9홀의 페어웨이를 주차장으로 활용한다. 최 회장은 “콘서트 후 코스를 완벽하게 복구해주는 임직원과 그린콘서트를 응원해주시는 회원들께 감사한 마음”이라며 “그린콘서트에 오신 모든 분께 올해 가장 행복한 하루를 선물하겠다”고 미소지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프로야구] 29일 선발투수](https://r.yna.co.kr/global/home/v01/img/yonhapnews_logo_1200x800_kr0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