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본법' 시행 DAY-1…과기정통부 "위반해도 조사 아예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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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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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본법이 22일부터 시행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업들의 규제 부담을 최소화하고 산업 진흥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위반 기업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1년 이상 유예할뿐 아니라 사실 조사 자체를 안 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시행 이틀 전인 20일 브리핑을 열고 규제 적용 범위 및 집행 방식 등을 설명했다. 김경만 인공지능정책실장은 “인공지능 산업 진흥이 법 조항의 80~90%를 차지한다”며 “규제는 필요 최소한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과태료 부과뿐 아니라 사실 조사도 1년 이상 유예하기로 했다. 규제 집행에 앞서 기업별 적응 기간을 확보하고 지원 데스크를 병행해 초기 혼란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법 시행에 따른 주요 규제 대상은 ‘고영향 AI’다. 고영향 AI는 원자력·에너지·교통·금융 등 10개 영역 중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전자동 운용 시스템을 의미한다. 심지섭 인공지능안전신뢰정책과 사무관은 “인간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주행하는 급의 자율주행 4단계가 여기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확보 대상 역시 학습 누적 연산량 ‘10의 26승 플롭스’ 이상의 초대형 모델로 한정됐다. 심 사무관은 “현재 국내외 모두 기준에 부합하는 모델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AI 생성물에 워터마크를 표시하는 투명성 확보 의무도 생긴다. 다만 ‘개인’이 아닌 ‘사업자’만 적용 대상이다. 웹툰·애니메이션 등 비교적 식별이 쉬운 생성물은 메타데이터 기반 비가시 워터마크로 표시하고, 실존 인물 기반 딥페이크 영상 등은 시청각 방식의 명시적 표기를 요구한다. 영화·드라마 등 창작물은 예외다. 심 사무관은 " 투명성 의무의 적용 대상을 AI 시스템을 개발·제공하는 AI 사업자 및 서비스 사업자로 한정했으며 개인 이용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은 진흥 조항과 규제 조항을 혼합한 구조다. 유럽연합(EU)이 AI법 시행 시기를 2027년 말로 미룬 가운데 한국은 규제 법률을 세계 최초로 전면 시행하는 국가가 됐다. 다만 AI 생성물 기준과 고영향AI 판단 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아 실제 산업 현장에서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딥페이크 범죄와 같은 실질적 피해 유형에 대한 대응력은 제한적인 것도 문제다. 딥페이크 생성·유통이 해외 기반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AI 기본법만으로는 제재나 차단 등 직접적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I 기본법은 국내 서비스 제공 해외 기업을 규제하기 위해 ‘대리인 지정’을 명시했지만 지정 조건이 까다로워(글로벌 매출 1조원, 국내 매출 100억원,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 중 1가지 이상 만족) 실제 적용 기업은 극소수에 그친다.

정창우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AI 기본법만으로는 해외 AI 서비스를 직접 차단하는 등의 규제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딥페이크 범죄는 성폭력처벌법이나 정보통신망법 등 기존 행정 규제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행 과정에서 보완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심 사무관은 “최소한의 규제를 원칙으로 AI 산업 진흥에 방점을 둔 법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AI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김경만 실장은 “국무회의에서도 ‘완전하기 때문에 통과되는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AI 전반에 걸친 논의가 이뤄질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는 의견을 받았다”며 “시행하면서 발생되는 여러가지 비위점 등을 개정하는 작업을 병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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