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가 ‘2026 업무동향지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아이티비즈 김문구 기자] “인공지능(AI) 변화는 직원·리더·조직 세 가지 축에서 동시에 일어나며, AI 활용의 승부처는 기술이 아니라 직원의 판단력, 리더의 방향성, 조직의 학습 시스템에서 결정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5일 연례 보고서 2026 업무동향지표(Work Trend Index)를 발표하고,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인간의 주도성이 확장되는 새로운 업무 주도성 방정식(The New Agency Equation)과 업무 재설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AI가 더 많은 실행을 담당할수록 인간의 판단력과 리더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AI 도입을 넘어 업무 방식과 협업 구조를 혁신하고, 이를 실제 업무와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10개 시장 지식 근로자 2만 명 대상 설문과 수조 건의 익명화된 마이크로소프트 365 생산성 데이터 분석, AI·업무·조직 심리학 전문가 인사이트를 종합해 도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단순 보조를 넘어 업무 흐름에 직접 참여함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인간·에이전트·시스템이 결합된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더십의 과제도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직원·리더·조직 세 가지 축에서 동시에 나타난다. 직원은 AI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업무로 이동하고, 리더는 도입보다 업무 재설계에 집중해야 하며, 조직은 현장의 학습을 운영에 반영하는 학습 시스템(Learning System)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AI 및 에이전트 확산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직의 경쟁력이 단순한 도입 속도가 아니라, 현장의 학습을 공유 가능한 루틴으로 전환해 실제 조직 운영에 AI를 내재화(Absorption)하는 능력에 좌우된다는 분석이다.
◆ 직원, AI 활용한 고부가가치 업무 확대
AI 활용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인지적 업무에 AI 활용이 집중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활용 데이터 및 사용 패턴 10만 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화의 49%가 정보 분석·문제 해결·대안 평가·창의적 사고 등의 업무를 지원했다. 이외에는 협업·커뮤니케이션(19%), 정보 탐색(15%), 문서 작성·산출물 작성(17%) 순이었다.
AI 활용을 통한 고부가가치 업무 전환 효과도 확인됐다. 글로벌 AI 사용자 66%는 AI 활용으로 고부가가치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58%가 1년 전에는 만들기 어려웠던 수준의 결과물을 생산한다고 응답했으며, 이 비율은 프론티어 전문가(Frontier Professionals)에서 80%로 더 높았다. 이들은 글로벌 응답자 중 16%를 차지하며, 에이전트를 고급 수준으로 활용해 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업무 흐름을 재설계하는 특징을 가진다.
오성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AI 워크포스 GTM 디렉터가 ‘2026 업무동향지표’ 주요 내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전보다 수준 높은 결과물을 생산한다는 응답은 54%였고, 프론티어 전문가에서는 75%로 확대됐다. 한국의 프론티어 전문가 비중은 12%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기업에서 프론티어 전문가를 어떻게 계속 늘려 조직 전체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인간 고유의 판단 역량은 더 중요해졌다. 글로벌 응답자의 50%는 AI 결과물에 대한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46%는 비판적 사고를 핵심 역량으로 꼽았다. 또 86%는 AI 출력물을 최종 답이 아닌 출발점으로 인식하며, 결과물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 응답자의 48%는 AI 결과물에 대한 품질 관리 중요성을, 40%는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각각 꼽았다. 또한 82%가 결과물에 대한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경향은 프론티어 전문가 응답에서 더욱 뚜렷했다. 프론티어 전문가와 일반 응답자 간에는 역량 유지를 위해 일부 업무를 의도적으로 AI 없이 수행한다는 응답이 각각 43%, 30%로 나타났고, 업무 시작 전 AI와 인간의 역할을 구분한다는 응답도 각각 53%, 33%로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AI에게 어떤 일을 얼마나 맡길 것인지 인간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다. 일부 업무를 AI 없이 수행한다는 응답은 각각 31%, 22%였으며, AI와 인간의 역할을 구분하는 응답자도 48%, 34%로 집계됐다.
인간과 AI의 협업 방식도 변하고 있다. 인간이 업무에 어느 정도 직접 관여하는지, 에이전트를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따라 △위임(Delegation) △협업(Collaboration) △질문(Asking) △탐색(Exploration) 등 4가지 모드로 구분된다.
위임은 인간이 방향을 정하고 에이전트가 실행을 맡는 방식으로, 반복 실행·리서치·요약 등 구조화된 업무에 적합하다. 협업은 인간과 AI가 여러 차례 상호작용하며 결과물을 고도화하는 형태로, 기획서 작성이나 분석·전략 수립처럼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 효과적이다.
질문은 사실 확인, 일정·정의 조회, 문장 수정 등 빠른 응답이 필요한 작업에 활용된다. 탐색은 새로운 업무나 낯선 워크플로우에 AI를 적용하기 전, 수행 가능한 범위와 한계를 시험하는 단계다.
프론티어 전문가의 핵심 역량으로는 업무 성격에 따라 협업 모드를 선택하는 능력이 꼽힌다. 특정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이 방향 설정과 책임을 주도하면서 에이전트의 실행력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보고서는 AI 활용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조직 시스템의 차이를 전환의 역설(The Transformation Paradox)로 정의했다. 이는 개인은 준비된 반면, 조직 문화·관리자 지원·인재·성과 관행 등 환경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해 발생하는 간극을 의미한다. 글로벌 설문에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이 65%에 달한 반면, 경영진과의 AI 방향성 정렬이 명확하고 일관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26%에 머물렀다.
한국에서는 이 격차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직원들의 위기의식은 78%에 달해 AI 활용에 대한 높은 기대를 시사하는 반면, 경영진과의 AI 전략 방향성 정렬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16%에 그쳐, 조직 차원의 시스템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 간극은 개인·조직의 준비 수준에 따라 5개 구간으로 제시됐다. 개인과 조직이 모두 준비된 프론티어는 19%였고, 절반(50%)은 과도기에 분포했다. 반대로 개인과 조직이 모두 준비되지 않은 정체는 16%였다. 이와 함께 차단된 주도성(10%)과 미활용 역량(5%)을 포함해, 개인과 조직의 준비 수준이 엇갈린 불일치 구간은 총 31%에 달했다.
조직의 평가 지표·인센티브·규범은 여전히 기존 방식에 머무는 경향을 보였다. 글로벌 조사에서는 45%가 업무 재설계보다 기존 목표를 유지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답했다. 재설계가 당장 성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시도 자체가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응답은 13%에 그쳤다. 한국 응답자의 43%는 기존 목표를 유지하기 원했으며, 시도가 보상과 연결된다고 보는 비율은 7%에 머물렀다.
◆ 리더, 근본적인 운영 모델과 프로세스 재설계
리더의 핵심 과제는 업무 재설계가 제시됐다. 보고서는 AI 활용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리더가 운영 모델과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존 방식에 머물러 있는 업무 흐름과 평가 방식, 보상 체계 전반을 새로운 업무 방식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행 단계에서는 중간 관리자가 핵심 역할로 부각됐다. 별도 조사(글로벌 1,800명) 결과 관리자가 AI 활용을 직접 시연할 때 주요 지표가 일제히 상승했다.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될 경우에도 효과가 두드러졌다. AI 준비도와 가치 체감이 최대 20포인트 상승하고, 에이전틱 AI를 고빈도로 활용할 가능성도 1.4배 높아졌다.
관리자 환경의 차이는 프론티어 전문가와 일반 응답자 비교에서 확인된다. 프론티어 전문가와 일반 응답자 순으로, 관리자가 공개적으로 AI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85%, 64%였고, AI 업무 품질 기준을 설정한다는 응답은 83%, 57%로 나타났다. 또한 실험 환경 제공은 84%, 61%, 업무 재설계 장려는 87%, 61%로 집계됐다.
한국에서도 관리자 지원 환경의 격차가 이어졌다. 같은 순서로 관리자 공개 사용은 74%, 53%, 품질 기준 설정은 69%, 43%, 실험 환경 제공은 72%, 47%, 업무 재설계 장려는 80%, 55%로 집계됐다.
◆ 조직, 학습 시스템으로 전환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의 공통점에도 주목했다. 이들은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데서 나아가, 업무 프로세스 내재화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일하는 방식을 재설계하고, 에이전트 기반 업무에서 나온 신호를 포착·공유해 이를 운영 방식에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학습 시스템으로 설명된다. 이어 학습이 축적될수록 형성되는 조직 고유 지능(owned intelligence)이 타 기업이 모방하기 어려운 핵심 차별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AI 성과를 결정짓는 요인은 개인보다 조직 환경에 더 가까웠다. 조직 문화·관리자 지원·인재 관리 관행 같은 조직 요인이 AI의 실질적 임팩트에 기여하는 비중은 67%로, 32%에 그친 개인의 마인드셋·행동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보고서는 경쟁의 초점이 도입 속도에서 학습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현장에서 축적되는 신호를 빠르게 흡수해 조직 차원에서 공유하고, 이를 운영에 반영하는 속도가 조직 간 경쟁력 격차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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