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수백조 썼는데…겨우 1시간 업무단축 효과?

1 day ago 1

글로벌 빅테크가 한 해 수백조원을 쏟아붓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정작 산업 현장에서 하루 1시간 업무를 단축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동 생산성을 올려 산업의 판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체감 성과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오픈AI는 8일(현지시간) ‘기업용 AI 현황’ 보고서에서 전 세계 100여 개 기업, AI 이용자 9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AI 활용 후 업무 속도와 품질이 개선됐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성과 지표로 챗GPT 대화량이 2024년 대비 8배, 기업용 추론 토큰 사용량이 320배 늘었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기업용 서비스 ‘챗GPT 엔터프라이즈’ 이용자들이 실제 절약한 업무 시간은 하루 평균 40~60분 수준에 그쳤다. 데이터과학, 엔지니어링 등 직군도 하루 60~80분 단축에 머물렀다. 일각에선 AI 활용이 산업 전체의 생산성 지표를 뒤흔들 정도의 변화로 확대되기엔 아직 한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떨어진다는 측면에서 ‘AI 거품론’이 힘을 얻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미국 빅테크 4사는 지난 3분기 AI 인프라에 1123억달러(약 165조원)를 쏟아부었다. 메타는 2028년까지 6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예고했고, 알파벳도 올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 지출 규모를 950억달러 수준으로 상향했다. 투자 확대를 정당화할 만큼 AI 성과가 분기마다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느냐를 놓고 의문이 커지는 배경이다.

수익 창출이 투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최근 “생성형 AI에 투자한 다수 기업이 아직 실질적 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장과 연구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다”고 반박했다. 오픈AI 수석경제학자인 로니 채터지 듀크대 교수도 “4명 중 3명이 ‘이전엔 할 수 없던 일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며 “AI의 효과는 시간 절감 이상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