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딥엑스가 중국 바이두와 4만 개 이상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향후 2나노 AI 반도체까지 개발해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21일 김녹원 딥엑스 대표(사진)는 “조만간 AI 칩 ‘DX-M1’ 4만 개가 바이두 협력사의 산업용 PC 제조 라인으로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PC는 중국 정부에서 수기로 작성했던 회계 장부와 문건을 디지털 문서로 변환할 때 활용된다. 딥엑스의 NPU는 AI 연산을 통해 문자 인식 속도를 크게 높여준다.
김 대표는 “이번 계약은 초도 공급이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회사다. 엔비디아의 ‘쿠다(CUDA)’에 대항하기 위해 ‘패들패들’이라는 AI 생태계를 조성했다. 중국 내 1000만 명의 AI 연구자와 20만 개의 업체가 속해 있다. 딥엑스 역시 이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바이두 생태계에 있는 드론, 로봇 등 AI 회사 20곳과 AI 칩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AI 장비 양산 규모가 압도적”이라며 “세계에서 AI 칩을 수십만 개씩 소비하는 시장은 중국뿐”이라고 덧붙였다.
딥엑스는 토종 AI 칩 회사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중점 공략하고 있다. AI업계에서 주로 쓰는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가격은 20분의 1 저렴하면서, 전력은 10분의 1 이상 줄일 수 있는 가성비 AI 칩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DX-M1 영업망을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까지 넓혀나가기 위해 인력 확보에 나섰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진 등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딥엑스는 첨단 2㎚ 공정으로 만드는 차세대 ‘DX-M2’ 개발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협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5와트(W) 미만 전력으로 10억~20억 파라미터의 AI 모델, 나아가 1000억(100B)급까지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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