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3에 한방 맞은 오픈AI, 한 달 만에 또 신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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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GPT-5.2를 1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5.1’을 출시한 지 한 달 만이며, 구글 제미나이3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초 ‘코드 레드’를 발령한 지 불과 며칠 만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내년 1월엔 코드 레드에서 벗어나 강력한 위치에 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픈AI와 구글의 ‘인공지능(AI) 전쟁’이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백조원의 자금력을 갖춘 두 거인 간 충돌이 AI산업의 속도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속도 위주 경쟁이 보안 등 AI의 어두운 면을 제어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AI산업 ‘왕좌의 게임’

오픈AI는 이날 GPT-5.2를 공개하며 “가장 진보적인 GPT”라고 자평했다. 산업 직군 40여 개를 평가한 업무 수행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코딩 테스트에서도 제미나이3 프로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자체 평가 결과를 내놨다. 오픈AI는 “이번 세대는 단순 대화형 모델을 넘어 AI 비서와 협업하는 실질적인 생산성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제미나이3에 한방 맞은 오픈AI, 한 달 만에 또 신모델

구글도 같은 날 맞대응에 나섰다. ‘제미나이 딥리서치’라는 새 에이전트를 공개하며 챗GPT의 검색·분석 능력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구글은 “딥리서치는 복합 문서의 인용 관계를 자동 분석해 보고서 초안을 생성하는 도구”라며 내부 성능 지표에서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양사의 이 같은 경쟁은 AI를 통한 수익화 전략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챗GPT가 쫓기는 형국이다. 글로벌 다운로드 수 기준으로 여전히 1위지만 제미나이3의 추격이 거세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챗GPT 다운로드는 올 1월 4200만 건에서 5월 8900만 건까지 늘어난 뒤 9월 8700만 건, 11월 7800만 건 등 정체에 빠졌다. 이에 비해 제미나이는 5월 1600만 건에서 9월 7800만 건으로 급증했다.

AI업계 관계자는 “오픈AI로선 사용자 수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할 것”이라며 “GPT-5.2 성능을 생산성 엔진이라고 소개한 건 기업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 과학·콘텐츠 영역으로 확전

전문가들은 구글과 오픈AI 간 경쟁이 AI 플랫폼 전쟁의 서막이라고 분석한다. 기술 분석가인 벤 톰슨은 뉴스레터에 “검색·운영체제(OS)·클라우드를 보유한 구글과 AI에이전트,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생태계를 조성한 오픈AI는 서로 다른 기반 구조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 중”이라며 “이 경쟁은 플랫폼 전쟁을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스마트폰 산업에서 IOS와 안드로이드 진영이 충돌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다.

양사는 생성형 AI를 넘어 콘텐츠, 과학 등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오픈AI는 이날 월트디즈니컴퍼니에서 10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오픈AI 지분을 보유하는 대가로 마블, 픽사, 스타워즈 등 200개 이상 캐릭터를 챗GPT와 소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AI 기업과 미디어그룹 간 계약 중 최대 규모”라며 “오픈AI가 콘텐츠산업의 핵심 파트너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자회사 딥마인드를 중심으로 내년 영국에 ‘자동화 과학 연구소’를 세워 로봇 기반의 신소재 실험을 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되는 이 연구소는 초전도체, 태양전지, 반도체 등 차세대 소재를 자동으로 탐색·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범용인공지능(AGI)을 넘어 초인공지능(ASI)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AI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조만간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면 AI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AI에이전트 도래 시기가 적어도 10년 정도 빨라질 것이란 긍정론과 함께 미국 중심의 AI 산업 독점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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