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즌부터 욕심을 내기보다는 꾸준한 활약으로 기반을 다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겁니다.”
2026시즌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무대에 본격 도전하는 이정환은 출국 전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이정환은 4일부터 나흘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시티 게리플레이어CC(파72)에서 열리는 DP월드투어 네드뱅크 골프 챌린지(우승상금 102만달러, 총상금 600만달러)를 통해 새 시즌 첫발을 내디딘다. 지난달 30일 남아공행 비행기에 오른 이정환은 “시즌 개막전이라는 점에서 설레고 기대도 크다”며 “커트 탈락이 없는 대회지만 방심하지 않고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환은 지난 10월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DP월드투어 공동 주관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DP월드투어 2년 시드를 획득했다. 우승과 함께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63위에 올라 지난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야스 링크스GC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도 출전해 데뷔전을 치렀다.
물론 첫 대회에선 기대 이하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정환은 당시 A형 독감에 걸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71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나흘간 경기를 하면서 보완해야 할 점과 경쟁력도 확실히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정환이 꼽은 보완 과제는 명확하다. 그는 “DP월드투어는 코스 스타일과 환경이 국내와 크게 다르다”며 “특히 벙커 플레이와 쇼트게임에서 더 정교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KPGA투어에서 오래 뛰었고, 아시안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경험도 있어 낯선 코스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남자골프계에서 이정환은 ‘늦깎이 스타’로 통한다. 2010년 KPGA투어 데뷔 이후 7년 만인 2017년에야 첫 우승을 거뒀고, 두 번째 우승 이후에는 7년 가까이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한 채 준우승만 여섯 차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서며 우승 가뭄 해소와 해외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서른넷이라는 늦은 나이에 새로운 챕터를 여는 이정환은 “DP월드투어는 제 커리어의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이스 투 두바이 상위 랭킹으로 PGA투어 진출권을 따는 게 꿈”이라며 “‘첫술에 배부르지 않다’는 마음으로 한 시즌을 꼼꼼히 채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