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AI 실증, 기술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혁신하다

11 hours ago 5

이정훈 연세대 교수 ◇AI 경쟁의 승부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적용속도에 달려있다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은 단순한 기술개발 경쟁을 넘어 '속도전(speed race)'으로 전개되고 있다.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짧은 주기로 새로운 AI 모델을 출시하며 추론(reasoning), 코딩, 멀티모달, 에이전트 등 AI의 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의 배경에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의 투입이 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에포크 AI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최첨단 거대언어모델(LLM)의 학습에 투입되는 컴퓨팅 규모는 연평균 약 5배씩 증가했으며, 이는 약 5.2개월마다 두 배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설명해 온 무어의 법칙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AI 시대에는 컴퓨팅 자원과 모델 규모, 알고리즘의 발전이 서로 결합하면서 기술혁신의 주기가 더욱 압축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속도전의 의미는 단순히 더 좋은 AI 모델이 더 빠르게 등장한다는 데 있지 않다.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개발과 현실 적용 사이의 시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는가에 있다. 누가 더 빠르게 AI를 개발하는가뿐 아니라, 누가 이를 산업과 행정, 도시와 일상생활에 먼저 적용하고 경제적·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가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AI 경쟁의 초점은 '누가 더 좋은 기술을 만드는가'에서 '누가 더 빠르게 기술을 현실의 가치로 전환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현실 세계의 변화 속도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AI 모델은 수개월 단위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지만, 인프라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표준화하며 프로세스를 바꾸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도화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린다.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는데 조직과 제도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면서 기술발전과 현실적용 사이에 '시간적 지연(Time Lag)'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피지컬 AI와 에이전틱 AI가 실제 도시와 물리적 환경으로 확장되면서 이러한 간극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를 AI시대의 새로운 '기술과 현실의 간극(Implementation Gap)'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간극은 두 가지 상반된 요구를 동시에 만들어내는데 한편에서는 빠르게 발전하는 AI를 산업과 도시 현장에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