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룡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상임이사(CFP)세상은 전례 없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노동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원격 근무는 장소의 제약을 없애며, 플랫폼 경제는 전통적인 고용 관계를 해체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개인은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조직은 점점 더 빠른 적응을 요구받는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현재 기업들이 직면한 '가속 격차'--세상의 변화 속도와 조직의 적응 능력 사이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CEO들은 자신의 조직이 너무 느리다고 느낀 적이 한 번 이상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위계적 조직 구조로는 이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답은 '생태계적 사고'로의 전환에 있다. 단일 조직의 성장이 아니라, 여러 개체가 상호 의존하며 함께 진화하는 생태계의 번영. 개인의 단기 생존이 아니라, 공동체의 장기 지속가능성. 경쟁을 통한 독식이 아니라, 협력을 통한 공생.
이는 단순한 이상론이 아니다. 이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협동조합 네트워크 등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모델이다. 리눅스는 어떻게 수만 명의 자발적 기여자들이 세계 최고의 운용체계(OS)를 만들 수 있었나. 위키피디아는 어떻게 무보수 편집자들이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한 백과사전을 구축했나. 이들은 모두 연합형 생태계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스타트업 생태계도 이런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각 스타트업이 고립된 섬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협력하며, 공동의 인프라와 지식을 공유하는 네트워크로. 창업자들이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 네트워크와 느슨하게 결합해 필요한 역량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구조로.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이미 조직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소유'보다 '기여'를 중심으로 사고하라. 누가 회사를 소유하느냐보다, 누가 무엇을 기여하고 그 기여가 어떻게 보상받느냐가 더 중요하다. 지분 구조를 설계할 때도, 초기 투자액만이 아니라 지속적인 기여를 반영할 수 있는 동적 지분 모델을 고려하라.
둘째, 커뮤니케이션과 관계에 투자하라. 기술이나 자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다. 정기적인 대화의 장을 만들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며,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는 문화를 만들어라. 이는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셋째, 플랫폼적 사고를 갖춰라. 당신의 비즈니스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것을 넘어, 다른 이들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장(場)을 제공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라.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여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생태계의 기반이다.
넷째, 작게 시작하되 생태계적으로 확장하라. 처음부터 완벽한 연합 구조를 만들려고 하지 마라. 2~3명의 소규모 협력에서 시작해서, 신뢰와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구축하라.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지 속도가 아니다.
다섯째, 실패를 학습으로 전환하라. 연합형 조직은 새로운 실험이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실패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시스템을 개선하느냐다. 공동체 내에서 실패 경험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라.
함성룡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상임이사(CFP)

2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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