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다른 이름의 '머니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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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사진=.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사진=.

현 정부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옮기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이를 생산적 금융정책이라 부른다. 시장에서는 이를 '머니무브'라고 표현한다. 말 그대로 돈이 이동한다는 의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청문회 때 밝힌 생산적 금융의 수단으로 9월19일에 대책을 발표했는데 주택대출의 위험도 하한선을 종전 15%에서 20%로 높이고 산업대출의 위험도를 낮추는 방향이 주요 골자였다.

이러한 금융정책을 통해 현재보다 주택담보대출 총액이 27조원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한 내용도 있다. 다만 종전 대출에도 이 규정을 적용하기보다 2026년 1분기부터, 또 신규취급 주택담보대출부터 적용한다고 했다. 한편 주식시장을 살리기 위한 추가 상법개정 노력을 포함, 배당분리과세제의 최고세율도 인하를 추진하는 등 현 정부의 주식시장 살리기 정책은 코스피(KOSPI)지수처럼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방향도 전체적으로는 합리적이다. 종합하면 생산적 금융과 주식시장의 매력도를 높이는 과정이 머니무브의 코어다.

그런데 한국은 이미 머니무브를 하고 있다.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머니무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3년 동안 비서울에서 서울로의 머니무브다. 2022년부터 한국 사회는 0.7명대 출산율을 받아들이면서 일자리 및 교육·의료공백 속에 심각한 지방소멸 위기를 경험하고 이러한 기조가 결국 비서울에서 서울로 돈을 이동시키는 형국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아파트 매매실거래지수를 지역별로 분해해서 보는 것이다. 해당 기간에 전체 부동산 실거래지수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고 할 수 있지만 지역별로 구분해서 서울과 비서울을 바라보면 현저한 차이가 있다.

2023년 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약 2년반 기간에 전국 아파트 매매실거래지수는 6.9% 상승했다. 연간 2~3%라서 명목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이니 과열은 아니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24.7% 상승했고 단순 연율로 연간 10% 수준이 오르면서 과열양상을 보여줬다. 이 기간에 지방의 경우 -1.8%인데 명목으로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결국 한국의 전체 거시지표나 주택매매실거래지수 전국 기준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은 현 상황은 시장을 구분해서 본다면 과열과 냉각이라는 완전히 양극화한 모습으로 흘러가고 이러한 기조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머니무브가 나타나는 현상이 기저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국면에서 정부가 6·27정책과 9·7정책 사이에 오랫동안 수요대책을 추가로 내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은 다소 안타깝다. 왜냐하면 9·7대책 이후 지난주 서울아파트 주간실거래동향이 0.12가 나오고 서울 4분위 지역의 주간동향이 0.2~0.3대로 초과열 양상을 보여서다. 이는 9·7대책에 시장안정 기능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6·27대책을 내놓은 이후 주간동향이 2주째부터 빠른 속도로 내려간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도드라진다. 따라서 정부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머니무브를 하는 것과 별개로 부동산 시장에서 머니무브, 즉 비서울에서 서울로의 머니무브에 대한 대책도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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