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딥시크, 엔비디아 밀반입해 새 AI 모델 개발"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미국이 중국 수출을 금지한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제3국을 통해 우회 반입하며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 '블랙웰'을 적용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천 개를 확보해 새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딥시크는 구매가 허용된 국가를 경유하는 우회 수입로를 통해 지난 2년간 엔비디아의 칩을 확보해왔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AI 기업들은 엔비디아 수출이 가능한 국가에서 최첨단 엔비디아 칩을 이용해 새 모델을 시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딥시크 역시 동남아시아에 있는 비 중국계 데이터센터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칩과 서버가 해당 데이터센터에 설치되면 엔비디아·델·슈퍼마이크로 등이 직원을 현장에 파견해 장비를 점검하고 수출 규정을 준수했는지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딥시크 측은 이 검사가 완료되자, 서버를 다시 분해해 부품 단위로 중국으로 밀반입했다는 설명이다.

이들 부품은 허위 신고를 통해 중국 세관을 통과한 다음 재 조립을 거쳐 중국 데이터센터에 설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이전 세대 아키텍처인 '호퍼' 기반의 엔비디아 칩 'H200' 수출을 허용했다. 하지만 최신 칩인 '블랙웰'과 차세대 칩인 '루빈'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우리와 파트너사들을 속이려고 건설했다가 해체해 (부품을) 밀반출한다는 '유령 데이터센터'에 대해 아무런 실체나 제보를 접한 바 없다"며 "그와 같은 밀반출은 터무니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접수하는 모든 제보를 추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엔비디아는 자사 칩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개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보도한 만큼, 해당 기능이 활성화되면 중국 내 엔비디아 칩 밀반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딥시크의 새 모델에는 '희소 주의'(Sparse Attention) 기술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질문에 답할 때 모델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활용해 추론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기술이지만, 모델의 크기가 커지면서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증언이었다.

딥시크 직원들은 내년 2월 설 연휴 전까지 차세대 모델 출시를 희망하고 있지만, 창업자 량원펑(梁文鋒)은 일정보다 성능을 중시해 마감일을 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