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기능을 제한해 비거리를 규제하려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 R&A, 그리고 세계 양대 프로골프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와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 투어)는 18일(한국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2030년 1월까지는 기존의 ‘최대 비거리 기준(ODS)’ 테스트 방식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비거리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USGA와 R&A는 지난 8년간 선수들의 비거리 증가 추세를 추적해 장기적 영향을 분석했다. 선수들의 비거리가 늘어나면서 골프 코스가 더 길어져야 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물, 비료를 비롯해 비용과 환경적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코스에서 샷의 가치와 전략 등이 감소된다는 우려도 더해졌다.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앞두고 대회를 주최하는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GC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골프공 규제는 골프의 본질을 지키려는 노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3년 3월, USGA와 R&A는 프로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인구의 성능을 시속 127마일(약 193.12㎞)의 스윙 스피드로 때렸을 때 비거리가 320야드(약 287m)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는 방안을 2026년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골프공 업계와 선수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엘리트 선수용은 2028년, 아마추어 골퍼용은 2030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한발 물러섰다.
이날 성명으로 골프공 기능 규제 계획은 한번 더 미뤄졌다. USGA와 R&A는 “최근 골프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다수가 2단계 도입 대신 2030년 1월 단일 시행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골프공 제조업체로서는 엘리트 선수용과 일반 골퍼용의 두가지 기준에 맞춰 공을 생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지금의 개정안이 기대한 수준의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USGA와 R&A,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 주요관계자는 프로 골프 투어에서 증가하는 비거리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일반 골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소 2030년 1월까지는 현행 공인구 테스트 기준이 유지된다.
골프위크는 “모든 선수들이 그린에서 자신의 공에 마커를 놓고 심호흡을 한 뒤 그린의 라이를 다시 읽어보기로 합의한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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