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학 강의실로 들어간 반도체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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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학 강의실로 들어간 반도체 장비

지난 1월의 어느 날, 우리 회사의 한 엔지니어가 전남대 첨단캠퍼스에 들렀다가, 우리가 보낸 반도체 장비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광주사업장에서 30년 가까이 같은 장비를 다루며 청춘을 보낸 베테랑이었다. 우리가 기증한 장비로 학생들이 반도체를 직접 접하고 배우게 될 거라는 생각에 잠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듣는 순간, 묵직한 울림이 가슴 깊이 전해졌다.

앰코코리아가 반도체 패키징 장비를 대학 캠퍼스로 옮긴 이유가 어쩌면 그 장면에 이미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책과 이론으로만 접하던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직접 손으로 만지고 경험해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수율 저하의 원인을 추측이 아닌 데이터로 찾아내는 사람, 생산라인 전체의 흐름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읽어내는 사람. 그런 ‘현장형 엔지니어’는 강의실에서의 이론 교육만으로 길러지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장비를 보낸 것에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장비는 마중물일 뿐, 진짜 혁신은 그 장비를 매개로 사람이 오갈 때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의 숙련된 엔지니어가 대학 강의실에서 공정조건과 품질관리의 핵심 포인트를 직접 짚어주고, 대학원생들이 광주사업장의 실제 생산라인에서 생성된 생생한 데이터를 경험한다. 또 교수진은 산업 안식년을 통해 우리 연구·개발(R&D) 센터에 합류한다. 이러한 ‘끊김 없는 왕복’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산학협력의 모습이다. 기업과 대학 사이의 경계가 낮아질수록,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짙어질수록, 광주의 반도체 패키징 생태계는 그만큼 더 단단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는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 학교에서 반도체 현장을 직접 배우고 성장한 우수한 청년들이 졸업 후에도 광주 지역에 기꺼이 남는 것이다. 우리 회사로 와도 좋고, 지역 내 반도체 패키징 기업이나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로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신이 자란 지역에 자리 잡은 인재가 다시 후배들을 길러낼 때, 산학협력은 비로소 ‘협약서’라는 종이 한 장을 넘어 살아 있는 광주 산업 생태계로 이어질 것이다.

전남대와 우리 앰코코리아가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것은 청년들이 성장하고 머무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공간’이다. 캠퍼스에 들어선 장비는 그 장대한 여정의 시작일 뿐, 결코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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