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김덕호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실시간 3차원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심장오가노이드(조직·장기 유사체)를 개발했다. 이번 성과로 심전도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심장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항암제 등 신약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덕호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심장오가노이드용 3차원 센서 플랫폼을 개발해 그 연구 성과를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에 게재했다. 그동안 심장오가노이드는 심전도를 실시간으로 3차원에서 측정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신약 개발 과정에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등 인체 부작용 발생 여부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를 받고도 나중에 심장 부작용이 발견돼 시장에서 퇴출된 약물이 수십 종에 달한다”며 “심전도는 약물의 심장 독성을 평가하는 가장 핵심 지표”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심장 오가노이드를 감싸는 원구(球) 형태의 3차원 전극 구조로, 오가노이드 내부를 흐르는 전기 신호를 기존의 2차원 방식이 아닌 3차원 공간에서 보다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 교수는 “개발한 센서를 적용해 심장 오가노이드의 심전도를 측정한 결과, 실제 인체 심장 검사와 매우 유사한 신호를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심장 오가노이드가 신약 평가에 활용되는 데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안전성 지표는 심장 독성과 간 독성이다. 김 교수는 “향후 심장 독성 평가가 동물실험이 아닌 오가노이드 기반 평가로 대체될 경우, 오가노이드 산업화와 신약 개발 효율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FDA가 지난 4월 신약 개발 과정에서 기존의 동물실험 의무 규정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오가노이드는 차세대 대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인체 뇌혈관장벽(BBB)과 유사한 바이오칩(미세생체조직) 기술도 개발해 신약 후보물질 평가에 활용 중이다. BBB는 혈액 내 물질이 무분별하게 뇌 조직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보호 장벽으로, 이로 인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종양 등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개발의 주요 장애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이 바이오칩 기술을 통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약물 구조를 설계하거나, 약물 전달 기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김덕호 교수는 존스홉킨스대 의대 바이오의공학과 교수로, 현재 미세생리시스템센터 및 글로벌 생명공학혁신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미국 대학 평가기관 US뉴스앤월드리포트에 따르면 존스홉킨스대는 바이오의공학 분야에서 수년간 미국 내 1위로 평가받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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