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쉬주 비샤카파트남에서 15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착공됐다. 이는 구글이 미국 외 지역에 짓는 데이터센터 가운데 가장 크고, 인도 역사상 단일 외국인직접투자 기준으로도 최대 규모다. 인도 데이터센터 누적 투자액은 2027년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도는 ‘세계의 IT 아웃소싱 기지’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제는 ‘글로벌 사우스의 AI 허브’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인도형 AI' 구축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인도 정부의 국가 AI 전략인 ‘IndiaAI Mission’이 있다. 인도 정부는 2024년부터 5년간 12억5000만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AI 인프라 및 활용 기반을 구축한다. 인도 정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핵심 AI 연산 인프라를 민관 협력 방식으로 확보한 뒤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이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도의 AI 경쟁력은 미국이나 중국과는 결이 다르다. 미국이 초거대 AI 모델과 고성능 반도체 중심의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중국이 국가 주도의 AI 산업 생태계 구축에 강점을 가진다면, 인도는 ‘응용 중심(application-driven) AI’ 전략을 택하고 있다. AI를 실제 산업과 사회 문제 해결에 빠르게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농업, 의료, 교육, 금융, 제조업, 행정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 활용이 확산되고 있으며, 인도 정부는 이를 국가 생산성 혁신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포용적 AI(AI for All)를 강조하며 농촌, 저소득층, 비영어권 사용자까지 AI 혜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 AI 전략의 또 다른 특징은 ‘인도형 AI’ 개발이다. 인도는 단순히 해외 AI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힌디어, 벵골어, 타밀어 등 자국 언어와 문화에 특화한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14억 명이 넘는 인구와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도만의 강점이다. 세계 최대 수준의 디지털 공공 인프라, 저렴한 모바일 데이터 요금, 풍부한 소프트웨어 인력은 인도를 ‘AI 활용·확산 강국’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韓과 협력 가능성도
인도 AI 산업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AI 인재와 소프트웨어 역량은 강하지만 고급 반도체와 GPU 등 핵심 하드웨어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 또한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수자원 부족 문제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국과 인도 간 AI 협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AI 인프라와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프랑스·일본 등도 스타트업·연구개발 협력을 확대 중이다. 인도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우스의 AI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도 중요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업, 전력·에너지,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고, 인도는 소프트웨어 인력과 대규모 시장, 데이터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 산업구조의 상호 보완성이 매우 높다.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스마트 제조, 로봇, 의료 AI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향후 글로벌 AI 핵심 시장이자 전략적 기술협력 파트너로 부상할 인도에 조기 진출해 현지 생태계와 네트워크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5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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