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덕 칼럼]평택에서 조기 점화된 조국의 대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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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5기 민주정부 앞장”… 사실상 대권선언
친문 등 86그룹, 이 대통령 인정 않는 분위기
비주류 노무현 “대통령 대접 못 받는다” 토로
李, 공소취소 집착 버리고 대통령다운 발언을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뉴스1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뉴스1
조국 경기 평택을 조국혁신당 후보의 깻잎머리가 사라졌다.

나이 들수록 이마를 열어줘야 인덕과 하늘의 선택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자기 이름을 딴 정당을 만든 뒤에도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덮은 머리’를 손가락으로 쓸어 올리던 조국이었다. 그가 2024년 5월 워크숍 ‘새로운 제7공화국의 국가 비전, 사회권 선진국이란 무엇인가’ 무렵 이마를 드러냈다. 그러고도 한 가닥 흘러내리는 매력 포인트를 포기 못하더니 작년 말 당 대표 단독 출마 때부터 완전히 올려붙였다.

6·3 선거캠프 개소식에서 그는 “제5기 민주정부의 출범, 제가 책임지고 앞장서”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권 선언이다.

정치인이 큰 꿈을 품는 건 당연하다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조국 발언이 의미심장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이 1년밖에 안 된 데다 여당 안팎에서 친문(친문재인) 지지가 거세기 때문이다. 물론 조국은 국민주권정부를 성공시키겠다고도 말했다. 더불어 ‘민주진보 진영’의 통합을 실현시키겠다는 다짐은 민주당 간판으로 차기 대선에 출마한다는 출사표로 들린다.

6·3 선거 결과는 공부 안 한 학생의 성적표처럼 뻔할 것이다. ‘윤어게인’에서 헤어나지 못한 국민의힘이 딱하고, 여야의 앞날을 보여줌 직한 평택을-부산 북갑 정도가 관심을 끌 뿐이다. 이때를 놓칠세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신적 경호실장’ 유시민이 지난주 ‘조국 당선이 대한민국 발전에 좋다’는 취지로 말해 여권에 불을 질렀다. 김어준 유튜브에서다.

물론 조국은 두어 달 전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라는 조어와 함께 반명(반이재명)으로 엮이는 데 대해 “황당무계한 허위 사실”이라며 펄쩍 뛰었다. 그러나 친명(친이재명) 쪽에선 거의 ‘반명 선전포고’로 보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때 비서관을 지낸 김지호는 “진보 진영에서 아직도 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까 자꾸 차기 대선 얘기를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택군(擇君)했다고 믿는 86그룹이나 문재인을 발견해 ‘대통령 만들었다’고 믿는 김어준은 환갑을 전후한 지금도 선민의식과 순혈주의에서 못 벗어난 채 이 대통령한테까지 ‘계급질’을 하는 모양이다. 운동권 출신 문재인과 비(非)운동권 노무현을 비교해 보면 안다. 유신 반대시위 경력자인 문재인은 86그룹으로 ‘청와대 정부’를 꾸렸다. 민정수석 조국을 포함해 “NO” 하는 참모 하나 없이 잘못된 정책으로 내달리는 동안 ‘차기 정치지도자’는 2019년 9월 갤럽 여론조사부터 등장했을 뿐이다. 그러다 정권을 내줬는데도 또 정권을 잡겠다고 그들은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연루자 조국을 다시 내세운다.

부산상고 출신 노무현은 2004년 “시장을 인정한다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할 수 없다”고 했다가 ‘운동권 대부’ 김근태한테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는 도전을 받았다. “대통령 못해 먹겠다” 같은 거친 말투로 비판을 자초하다 “난데없이 굴러들어 온 놈”이라고 자조(自嘲)한 적도 있었다.

검정고시 출신에 시민운동을 했던 이 대통령이 친문의 눈엔 ‘향소부곡 출신’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념 대신 실용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중도보수층 ‘뉴이재명’의 기대를 모으는 대통령이다. 국민이 뽑은 이 대통령을 그들이 취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정 못하고 감히 ‘차기’를 운운하는 건 용납하기 어렵다.

평택을 선거는 평택을 주민에게 달려 있지만, 문조털래유 플랜대로 민주당이 ‘문어게인’으로 돌아갈 순 없다. ‘윤어게인’이 역사와 민심을 거스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 대표가 로망인 누군가 대표에 이어 대선을 기대한대도 너무 이른 김칫국에 불과하다. 이 대통령 임기가 4년이나 남았는데 86그룹이 또 차기를 노린다는 것 자체가 구제불능 계급질이다.

집권세력이 지금 열중해야 할 일은 노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탈레반’에 휘둘리지 않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추진했듯, 탈원전-고용 유연화 같은 실용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일이다. 이 대통령도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 같은 대통령답지 않은 발언은 삼갔으면 좋겠다. 국민을 위한 보완수사권은 남겨두되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공소취소 특검법안은 접기 바란다. 문조털래유 세력에 약점 잡히고 민심만 잃을 뿐이다.

노 전 대통령이 측근 문재인을 중용했지만 오히려 가까운 사람의 일탈을 막지 못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 퇴임 후 불행한 대통령을 더는 원치 않는다. 이 대통령이 친명이나 개딸보다 다수 국민을 믿고, 무리수 두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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