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름 외우듯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본다면[고수리의 관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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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맘때면 어김없이 불어오는 기억이 있다. 아이들이 작은 나무만 했을 때, 내 허리춤에도 미처 키가 닿지 않았을 때. 그 시절 나는 두 아이와 집으로 돌아가는 초저녁을 좋아했다. 오후의 빛이 기울어 세상이 따뜻한 물에 잠긴 듯 너그러워질 즈음에 우리들은 나란히 손을 잡고서 골목을 걸었다. 아이들이 바닥에 뒹구는 온갖 작은 것들을 발견하곤 내게 물었다. “이름이 뭐예요?” 그러면 나는 이름들을 찾아보며 알려주었다. 잘 외워 두었다가 다음엔 노래처럼 불러줘야지 다짐하면서. 4월에는 바닥에 핀 민들레를 세어보며 걸었다. 4월 하순엔 봉긋해진 민들레씨를 후후 불어 퍼뜨리며 돌아왔는데, 5월이 되자 민들레 진 자리에 씀바귀꽃이 다글다글 피었다. 조그만 들꽃에 불과해도 이름을 알고 나니 그때부턴 길가에, 돌 틈에, 발치에 씀바귀꽃만 보였다. 그간 씀바귀꽃 하나 모르고 다녔다는 게, 그 무심함이 새삼 신기할 정도로. 민들레가 지면 씀바귀꽃이 피어난다는 걸 아이들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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