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새로 등장한 지도자들과의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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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새로 등장한 지도자들과의 협력

요즘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먼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네 해인데, 얻은 것이 전혀 없다. 사상자는 1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우크라이나의 손실은 러시아의 절반가량이다.) 그의 권력 기반인 비밀정보기구(FSB)가 약해지면 군부 정변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푸틴이 믿는 구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이다. 영국 MI6 러시아 책임자였던 크리스토퍼 스틸은 원래 KGB 요원이던 푸틴이 직접 트럼프를 관리해왔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에 공개된 ‘엡스타인 서류’는 이 같은 스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트럼프는 줄곧 러시아 편을 들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며칠 동안 위성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러시아 쿠르스크로 진격해 잘 싸우던 우크라이나군은 혼란스럽게 밀려났다. 평화 회담을 주선한다면서도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군이 차지한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라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한다.

그러나 트럼프 자신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그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잇따라 전과를 올렸다. 아직 이란에 발목이 잡혀 있긴 하지만 하메네이 정권의 핵무기 개발을 막은 것은 상당한 성취다. 안타깝게도 엡스타인 성추문의 주요 당사자라는 사실이 뜻하는 부도덕성, 긴밀히 연결된 세상에서 펴온 비현실적 중상주의 정책, 포용력 부족 등이 불러오는 국내 분열과 국제 동맹의 약화는 그의 정치적 자산을 크게 줄인다. 다가오는 중간 선거에서 의석을 많이 잃으면 그는 정치적 곤경에 처할 것이다.

이처럼 러시아와 미국의 지도자들이 흔들리면, 중국의 지도자가 떠오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의 입지도 튼튼하지 못하다. 그동안 흘러나온 정보는 그가 상당 기간 군부에 대한 영향력을 잃었고, 정변을 통해 군부 실력자를 제거하고 권력을 되찾았다는 것을 가리킨다. 이 과정에서 많은 고위 장군이 숙청됐다. 이런 상황은 2027년께 대만을 강제 병합해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던 그의 계획이 어그러질 가능성을 높인다.

이처럼 세 강대국 지도자의 입지가 흔들리는 사이, 괄목할 만한 다른 지도자도 나타났다. 하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다. 강대한 러시아군이 기습적으로 침공했을 때, 많은 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리라 여겼다. 그러나 젤렌스키는 남아서 조국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그가 한 감동적 연설은 21세기에 나온 가장 중요한 연설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우크라이나는 옛 소비에트 연방의 가장 중요한 공업 지대였다. 그 전통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는 소박한 무기를 만들어 러시아에 맞섰다. 그 과정에서 단거리 소형 무인 항공기(드론)의 중요성이 드러났고, 이제 우크라이나는 드론 전술에서 가장 앞선 나라가 됐다. 벌써 우크라이나 군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이 전술을 가르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군사 기술에서 협력한다.

북한이 러시아를 도와 참전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크라이나와 가까워졌다. 한국으로 오기를 희망하는 북한군 포로 둘을 데려오는 일은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우리의 책무다. 이런 조치는 귀순 어부를 강제로 북한에 넘긴 문재인 정권과 현 정권을 차별화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을 크게 늘릴 것이다.

또 하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다. 그는 내정과 외교에 뛰어나서 국민의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일본 경제도 근년에 활력을 되찾았고 국제적으로도 자신감을 드러낸다. 예컨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는 미국까지 두려워하는데, 처지가 가장 나은 나라가 일본이다. 2010년 영토 분쟁으로 희토류 수출 금지를 당한 뒤 중국 의존도를 60%까지 낮춰 다른 나라에 비해 여유롭다.

미국, 일본, 한국의 삼각 동맹에서 한·일 관계는 늘 약한 고리였다. 지금은 두 지도자 간 돈독한 관계에 바탕을 두고 삼각 동맹의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정학적 이해가 일치하고 해군력이 강한 두 나라가 호르무즈해협의 안정을 위해 협력할 때 한·미 관계도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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