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필리핀 안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본다. 니미츠 역시 나중에 이 판단에 동의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만 안을 지지하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동북아시아 안보에서 대만과 대만해협이 얼마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인지를 말해 준다. 지구는 둥글지만, 지도는 평면이다. 평면 지도로 보면 대만의 전략적 위상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태평양의 십자항로를 그려보면 서쪽 지점에 대만이 있다.
중국과 대만 간 갈등,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 내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역사상 강대국의 국내 문제가 국내 문제로만 머문 적은 없다. 게다가 동북아는 세계 군사력 1∼5위 국가가 집결된 전략지대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유사시 대만에 자위대 파병 가능성을 거론하자, 중국이 구축함을 일본 오스미해협으로 보내 무력시위를 벌이고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를 권고했다. 중국이 ‘태평양 십자로’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북한의 핵무장과 일본 재무장 가능성, 재편되는 태평양 군사블록 등 우리에게 힘들고 어려운 선택의 순간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 외면한다고 피할 수 없다. 진실을 바라보는 용기가 있는 민족만이 생존할 수 있다.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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