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쓰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AI가 써준 답안을 그대로 내는 수준을 넘어섰다. 학생들은 제출 전 스스로 AI 작성 여부를 확인하고 문장을 고쳐 내는 추세다. 과제 작성 과정에서 'AI 자가점검'이 필수 절차로 떠오른 것이다.
AI 전문기업 무하유는 26일 AI 작성 탐지 솔루션 'GPT킬러'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학생 자가점검용 서비스인 '카피킬러 캠퍼스' 검사 문서량이 85만2000여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약 38만6000건)보다 120.7% 늘어난 수치다.
교수자 평가용 서비스인 'CK브릿지' 사용량도 함께 증가했다. 이 기간 검사 문서량은 32만8000여건에서 57만7000여건으로 75.9% 늘었다. 1학기 중간고사 시기를 맞아 학생과 교수자 모두 AI 작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몰린 셈이다.
GPT킬러는 생성형 AI가 쓴 문장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서비스다. 무하유의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에 탑재돼 있다. 대학에서는 학생용 자가검증 서비스인 카피킬러 캠퍼스와 교수자 평가용 CK브릿지로 제공된다.
대학생들은 단순히 검사량만 늘린 게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문서를 여러 차례 다시 검사하는 빈도가 늘어난 것. 학생 1인당 평균 재검사 횟수는 작년 4월 6.6회에서 지난달 10.7회로 62% 증가했다. AI로 초안을 만든 뒤 탐지 결과를 본 다음 수정하고 다시 검사한 뒤 제출하는 과정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최종 제출본에서 AI 탐지 비율이 낮아진 점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학생용 카피킬러 캠퍼스에서 AI 작성 비중이 50% 이상으로 탐지된 문서 비율은 같은 기간 27.7%에서 38%로 뛰었다. 반면 실제 제출 과제를 검사하는 CK브릿지에서는 25.6%에서 19.1%로 낮아졌다.
자가점검 단계와 최종 제출본 사이의 AI 탐지 비율 차이는 약 19%포인트에 달했다. 학생들이 AI 활용 흔적을 확인한 뒤 문장을 손보고 과제를 다시 제출하는 패턴이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다.
무하유는 이에 맞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GPT킬러는 AI가 생성했을 가능성을 확률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문체, 표현 패턴, 반복 구조 등 AI 작성이 의심되는 특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분석 결과도 낮음·중간·높음으로 나눠 보여준다. AI 사용을 일괄적으로 막는 대신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기준을 제공하는 방향이다.
신동호 무하유 대표는 "올해 데이터를 보면 학생들이 AI로 작성하고, 스스로 점검하고, 수정해 제출하는 패턴이 뚜렷하게 강화됐다"며 "이는 단순히 탐지를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AI 활용의 기준을 스스로 내면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카피킬러 캠퍼스와 CK브릿지의 데이터는 학생들이 AI를 어떻게 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규제 강화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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