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한민국 2030세대의 키워드는 ‘도전’보다 ‘안정’인 것 같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가져온 고용 불안과 취업난 속에서도 우리 청년은 일부 대기업이나 금융사 등 ‘월급 많고 편한 직장’을 선호하고 있다. 전후 폐허가 된 나라를 선진국으로 키워낸 1세대 기업인의 야성은 온데간데없고 당장의 현금 흐름만 좇는 ‘영끌·재테크 열풍’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런 세태에서 손쉬운 돈벌이를 마다한 채 창업의 길을 가겠다면 시쳇말로 ‘미친 짓’이 아닐까. 본지가 최근 잇따른 인터뷰 기사를 통해 소개한 김재승 모빌테크 대표(38), 윤승현 에이드로 대표(44), 조창호 유일바이오텍 대표(34)가 그 미친 짓의 주인공이다.
미래 향하는 도전 정신
이들 청년의 공통 DNA는 꿈을 향한 도전 정신이다. 전자공학도인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입사가 보장된 삼성전자 장학생을 과감히 포기했다. 학교에 다니며 틈틈이 주차장·주유소 정보 제공 앱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생명공학을 전공한 조 대표는 재학 시절 부업 삼아 개업한 핫도그 매장을 전국 매출 1위로 키워내며 대학생치고는 큰돈을 벌었다. 그럼에도 학교 실험실에서 만난 미생물 유글레나에 이끌려 바이오 기술 창업을 택했다.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한 윤 대표 역시 영국 유학을 거쳐 LG전자, KT 등에서 일했지만 경주용 자동차에 빠져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차량 외장키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위험을 기회로 읽는 열정도 갖췄다. 창업은 원래 잠재 고객의 냉대와 자금 부족, 인력 이탈 등에도 끝까지 버티며 가능성을 실적으로 증명하는 고단한 일이다. 김 대표는 라이다(LiDAR)를 활용한 3차원(3D) 시·공간 분석 기술을 확보하고도 업력이 짧다는 이유로 창업 후 1년 반 동안 매출을 거의 내지 못했다. 그러다 2023년 CES에서 우연히 엔비디아와 인연을 맺으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윤 대표는 자동차 튜닝에 부정적인 내수시장을 뒤로하고 연 1조7000억원 규모인 북미 애프터마켓을 정조준했다. 2021년 한 미국 박람회에서 선보인 BMW ‘M4’용 범퍼 키트가 유튜브 조회수 300만 회를 넘는 대박을 쳤다. 조 대표는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 기후에선 유글레나를 대량 배양하기 어려워지자 독자적인 공정 기술(SN-TECH)을 개발해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청년 기업인이 차세대 주역
이들의 시도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로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의 ‘디지털 트윈’ 기술은 자율주행과 로봇, 방위산업 등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표의 공기역학 기술도 전기차의 주행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조 대표의 유글레나 배양 기술은 항공유뿐만 아니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물론 모두가 이렇게 성공할 순 없다. 초기 시장은 냉정하고, 실패의 대가는 개인에게 가혹하다. 기술 및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금과 실증 기회, 판로 등을 제공하는 창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재도전에 관대한 문화가 정착해야 하는 이유다.
이 모든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불확실성을 안고 미래를 개척하는 청년 기업인이야말로 한국 경제를 이끌 차세대 주역이다. 세계를 향해 돛을 올리는 이들 청년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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