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공급하고 집을 짓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주택공급 타운홀미팅’에서 한 말이다. 이날 행사엔 건설사는 물론 시행사(디벨로퍼), 분양 마케팅 회사, 부동산 신탁사 등 민간 공급 주체가 총출동했다. 김 장관은 행사 말미에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정기적으로 모여 주요 안건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업계와의 소통이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데, 대책을 세우고 있느냐”고 질문한 데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공급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게 집값 안정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여전히 불안한 서울 집값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집값 불안이 여전하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과 경기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실거주 의무를 강화했다. 이달 10일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도 부활시켰다. 매물 잠김 우려 속에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25% 뛰며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월세난도 현재 진행형이다. 3000가구가 넘는 서울 대단지에서 전세 물건은 손에 꼽을 정도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3주 연속 오름세였고 18일 기준 상승률(0.29%)은 10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신규 입주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세입자가 계약갱신권을 대거 사용한 영향이다. 여기에 빌라 전세 사기 이후 아파트 선호가 지속되는 데다 매매 후 실거주 의무까지 겹치면서 주거 선호 지역에서 임대 물건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은 빙하기다. 몇 년간 계속된 경기 침체와 미분양이 맞물려 여전히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지방 중개업소를 포함한 지역 부동산 경기는 얼어붙은 지 오래다. 미분양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중견 건설사는 체력이 한계에 다다랐다.
공급 장애물 걷어내야
이날 타운홀미팅에서 나온 업계 요구는 구체적이고 절박했다. 한 건설사 대표는 “조합원이 주체인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에서 이주비 대출 한도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시행사 대표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2021년 이후 80% 급감했다”며 토지 작업과 공사비 확보의 핵심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생태계의 붕괴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내년 말까지 한시 적용하는 ‘신축 비아파트 매입 때 주택 수 제외’(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혜택) 조치를 2030년까지 연장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소형주택은 1가구 2주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부동산 정책의 답은 현장에 있다. 투기를 억제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정책 기조는 필요하지만 주택 공급 기반까지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 1~2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세와 재건축 이주에 따른 주택 멸실 등을 고려하면 서울 등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는 지속적인 공급 시그널을 줘야 한다. 이제는 공급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걷어내는 실질적인 정책이 뒤따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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