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삼성전자 파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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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협상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노조가 다음 달로 예고한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2025년 삼성전자 평균 연봉은 1억5800만원으로, 웬만한 직장인 모두 부러워하는 수준이다. 성과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노조의 주장은 당연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액수보다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분명한 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성장 엔진' 반도체를 볼모로 잡으려는 노조 행보는 사회적 비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적 손실보다 노조 이해 관철을 위해 파업을 한다는 것은 절대로 지지받을 수 없다.

사측의 대응 또한 아쉽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대표이사가 노조와 면담하고, 경쟁사보다 많은 최고 보상을 제안하는 등 나름의 행보는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노조를 설득하지 못했다. 사측의 협상력이 부족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막후에서 '밀당'을 하든 지 아니면 보다 확고한 기조로 어떻게든 현재 상황을 반전시켰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에 대해 한마디씩 거론하는 건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다. 관심이 지대하다는, 그리고 우려 또한 예사롭지 않다는 방증이다. 삼성전자가 국가 경제와 산업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 비화하면 기회비용은 결국 삼성전자와 임직원, 그리고 국가 경제가 감수해야 한다. 노사 갈등이 당장 현재의 반도체 호황기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어리석음을 자초하는 게 아닐지 걱정된다. 만에 하나 파업으로 허송세월한다면 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 파장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현재 갈등 상황이 지속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모를 리 없다.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비화되는 건 결코 옳지 않은 일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한 걸음 물러서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게 협상 타결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삼성전자 노사가 '갈등'의 에너지를 '화합'의 에너지로 바꿔 반도체 초격차와 글로벌 기술 경쟁에 힘을 모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유가와 환율이 요동치고,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는 등 경제는 최악이다. 파업은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더 늦기 전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길 바란다.

이택상주(麗澤相注)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두 개의 잇닿은 연못이 서로 물을 대주며 마르지 않는 것처럼 서로 협력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서로를 대립과 증오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게 아니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김원배 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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