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정원수]‘수사부 장관’이 된 행안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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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직과 재난 관리하는 ‘슈퍼 甲’ 부처에 행정부 수사기관의 독점 관리 감독까지 맡겨 중수청 인사, 출범 후 수사 역량이 1차 시험대 성과 못내면 교체요구 커질 ‘가장 위험한 공직’ 정원수 부국장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을 때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표결에 불참했다.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주무 장관으로서 사실상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정 장관은 나중에 “여러 가지 고민 끝에, 표결에 참여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보다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정 장관처럼 국무위원 겸 여당 의원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찬성표를 던졌다. 형사소송법 관련성이 가장 높은 유관 부처 장관 2명이 정부 여당이 추진한 법안에 서로 다른 의사를 표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새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법무부와 행안부 사이엔 권력 대이동 같은 업무 변화가 생긴다. 민주화 이후 가장 강력한 사정(司正)기관이었던 검찰을 관리 감독하던 법무부는 검찰의 권한 축소에 따라 수사 업무를 더 이상 맡지 않게 된다. 반면 기존에 검찰이 하던 수사는 행안부 소속의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각각 나눠서 맡는다. 제3의 수사기관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수사기관이라는 점에서, 권한이 훨씬 더 세질 경찰에 이어 신생 수사기관인 중수청까지 행정부의 양대 수사기관을 모두 행안부 장관이 독점 관리 감독하게 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수사부 장관’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행안부는 이미 공직 사회에서 실세 부처로 통한다. 중앙부처와 지방정부가 조직을 신설하거나 정원을 늘리려면 행안부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난과 안전 등 위기 대응 업무도 행안부의 권한이다. 행안부와 함께 공직 사회에서 ‘슈퍼 갑’ 부처로 불리던 옛 기획재정부는 예산과 정책 기능을 분리해서 쪼그라들었는데, 행안부는 수사 업무를 보태면서 오히려 권한이 더 커졌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현 정부의 조직 개편 방향과도, 세계적인 추세와도 다르다. 행안부의 전신 내무부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가 고도성장기 경제와 사회 등 주요 정책 부처에 밀려서 지금은 장관 의전 순서 8위로 법무부(6위)보다 낮다. 그런데 78년 만의 형사사법 대전환으로 높아진 행안부의 실질적 위상은 초창기 내무부의 위세를 떠오르게 한다. 문제는 행안부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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