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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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승으로 오거스타내셔널GC와의 지독했던 악연을 끝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마스터스 2연패를 위한 순항을 시작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명인열전’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치면서다. 매킬로이는 “제 예상과 목표를 뛰어넘는 스코어로 오거스타에서 겪어야하는 첫 번째 숙제를 잘 치른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랜시간 매킬로이에게 오거스타내셔널은 애증의 대상이었다. 2011년, 21살의 청년 매킬로이는 이 대회 1라운드에서 65타를 치며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종라운드에서 80타를 치며 무너졌고, 이후 번번히 우승 기회를 놓쳤다.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단 하나, 마스터스 우승만 남겨두면서 매해 더 큰 중압감을 안고 대회에 나서야했다. 14번의 도전이었던 지난해 결국 우승을 거머쥐면서 오거스타내셔널에 대한 오랜 짝사랑도 막을 내렸다.

전년도 챔피언으로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 이날, 매킬로이는 “여전히 1번홀에서 불안하고 긴장됐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7번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우승의 경험을 가진 매킬로이는 이전과 달랐다. 그는 “예전엔 이런 상황을 빨리 타개하려 샷을 조절했지만 오늘은 저의 스윙이 돌아올 것이라 믿고 제가 생각한 흐름을 지켜갔다”고 설명했다. 그의 인내심은 8번홀(파5)부터 결실을 내기 시작했다. 1m 남짓한 버디퍼트를 잡아내며 반전을 시작한 그는 이후 버디 4개를 추가하며 샘 번스(미국)와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어느덧 서른 여섯살, 18번째 출전으로 누구보다 코스를 잘 알면서도 이제는 부담감까지 내려놓은 매킬로이의 플레이에는 거침이 없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36%에 그칠 정도로 거침없는 티샷을 쏟아낸 그는 완벽한 아이언 샷으로 오거스타내셔널을 요리했다. 18개 홀 중 13개 홀에서 그린을 지켰고 홀당 퍼트 수도 1.5회에 그쳤다. 그는 “샷이 떨어진 위치를 생각하면 2언더파 정도가 적당했을 것 같은데 5언더파는 제 예상이나 목표를 뛰어넘는 성적”이라고 자평했다.

역대 마스터스 챔피언 가운데 타이틀 방어 대회에서 1라운드를 공동선두 이상으로 마친 선수는 단 6명, 이 가운데 2연패까지 성공한 선수는 1966년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유일하다. 이날 매킬로이는 부담을 덜어낸 자유로움에 인내심과 노련함을 더한 플레이로 니클라우스의 뒤를 이을 기회를 만들어냈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에서 한 번 우승해 본 것이 두 번째 우승을 더 쉽게 만들어준다고 믿는다”며 “긴 하루를 마친 뒤 ‘챔피언스 라커룸’에서 그린 재킷을 입고 제로 코크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결과를 걱정하지 않고 샷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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