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환 한국통신학회 명예회장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인공지능(AI) 정책 추진 방향을 보면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기술 자립, 대규모 투자, 산업 전반의 AI전환(AX)에 집중하는 것으로, 올림픽 경기에서 동메달 정도 확보하기 위한 계획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경쟁 상대로 너무 버거우니 제쳐두고 그다음 올망졸망한 그룹에서 좀 잘해야겠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AI의 속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겉 보기만 그럴듯하며 구태의연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AI는 1등만 살아남지 2, 3등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듯 하다. 올림픽 경기에서는 2, 3등도 크게 평가해준다. 종목별로 치열한 경쟁을 하지만 모든 인류의 화합을 위해 2, 3등도 특별히 고려해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전쟁터와 같은 AI비즈니스 세상에도 자비가 통할까.
2, 3등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미국의 초거대 M7기업들은 AI에 천문학적인 규모로 투자를 하며 죽기 아니면 살기식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초 앤트로픽이 공개한 에이전트형 AI 도구들은 기존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휩쓸어버릴 만큼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돼 그사이 잘 나가고 있던 여러 관련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난리가 났다. 이런 현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곳곳에서 터질 것이다.
미국 초거대 기업 1개가 데이터센터 구축에 사용한 것보다 턱없이 부족한 분량의 GPU를 2030년까지 겨우 26만장을 확보해, 정부가 5만장 쓰고 21만장은 여러 기업이 나누어 사용한다고 한다. AX 혁신거점 선정에서도 직할시 1개, 도 1개 합해 영·호남 2개씩 균형감 있게 해놓고 있다. 선택과 집중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올림픽 종목 가운데 우리가 1등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집중하듯이, AI도 여러 세부 분야로 나눠 그 가운데 세계에서 1등할 세부 분야를 선택하고, 세부 분야별 특성에 따라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우리 만의 독특한 양궁활을 만들거나, 숏트랙 스케이트 날을 약간 휘게 만드는 것과 같다. 이미 세계 1등을 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공장을 어디로 옮기라 하지 말고, 접근 도로 확충·충분한 전력과 용수 공급 등 기업이 원하는 것만 지원해주면 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글로벌 벤처캐피털 a16z의 '생성형 AI 소비자앱 톱 100'보고서는 전 세계 AI 서비스의 지표로 통하는데, 지난 3월 발표된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우리나라 기업의 서비스는 100개 가운데 총 3개에 불과하다. 한편 인구 대비 AI 서비스 이용률 지수에서는 싱가포르, UAE, 홍콩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챗GPT 등 유료 가입자 수도 100만을 넘었다고 한다. AI 소비는 급증하는데 서비스의 글로벌 점유율을 나타내는 공급은 낮은 형편이다. AI 소비 강국으로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잘하는 특정 산업군에 최적화된 AI로 승부해야 한다.
우수 인재 확보하겠다며 AI 중심대학, AI 단과대학, AI 대학원, AX 대학원을 이제야 만들겠다고 하는데 빈사 상태에 놓인 우리나라 대학에서 AI를 제대로 교육할 수 있을까. DJ정부 시절 초등학교 컴퓨터 보급 정책이 우리나라 IT강국의 초석이 된 것 상기하라. 우리는 이미 10년 전 AI와 이세돌 바둑 대결에서 AI의 중요성을 배웠다. 그때부터 시작했더라면 중학교 입학생이 올해 대학 졸업생이 되어 AI 시대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됐을 것이다.
AI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 나누어 주기식 구태의연한 자세를 버리고 선택과 집중으로 1등 전략을 세우자.
임주환 한국통신학회 명예회장 chuhwanyim@naver.com

11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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