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도 찢었다⋯더 성장한 유회승, 믿고 보는 로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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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입력 2026.04.18 14:59

엔플라잉 유회승,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로미오 변신
탄탄한 가창력과 섬세하고 깊은 감정 표현⋯사랑할 수밖에 없는 '횡미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밴드 엔플라잉의 '믿고 듣는 보컬'이니 노래야 당연히 기대하는 바가 있었지만, 사랑에 빠진 20살의 순수 청년을 이렇게까지 잘 표현해낼 줄이야. 폭발적인 성량으로 베로나를 찢고, 절절한 사랑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 유회승의 뮤지컬 배우로서의 눈부신 성장이 너무나도 반갑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중세 시대 가문 간 대립으로 인해,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된 두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2007년 내한 공연으로 약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19년 만에 국내에서 재연됐다.

뮤지컬 배우 유회승(엔플라잉)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엠스텐]뮤지컬 배우 유회승(엔플라잉)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엠스텐]
뮤지컬 배우 유회승(엔플라잉)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엠스텐]뮤지컬 배우 유회승(엔플라잉)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엠스텐]

극은 원작의 서사를 그대로 따른다. 아름다운 도시 베로나는 몬테규와 캐퓰릿 두 원수 집안의 갈등으로 언제나 어수선하다. 몬테규가의 아들 로미오는 전쟁 중에 아버지가 죽은 일을 계기로 자신의 앞날을 걱정하는 동시에 진실한 사랑을 찾고 있는 순수남이고, 캐퓰릿가의 딸 줄리엣은 자신을 사랑할 오직 한 남자만을 꿈꾸며 기다린다. 하지만 줄리엣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거만하지만 재력가인 영주의 조카 패리스 백작과 결혼하기를 바란다. 어느 날 로미오는 벤볼리오, 머큐시오와 초대받지 않은 캐퓰릿가 가면무도회에 몰래 참석하고, 그곳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첫눈에 반하게 된다.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유모와 신부의 도움으로 결혼한다. 이 일로 몬테규가와 캐퓰릿가는 다시 크게 대립하고 비극이 시작된다.

유회승은 가문의 복수보다 사랑을 택한 남자 로미오 역을 맡아 줄리엣 역 송은혜, 장혜린과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진실한 사랑을 기다리고, 그 사랑 앞에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순수함부터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상황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 사랑하는 이를 잃고 무너지고 마는 극한의 슬픔과 처절함 등 20살 로미오가 느낄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고 유연하게 표현해내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유회승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믿고 듣는' 가창력이다. 이미 MBC '복면가왕'과 KBS '불후의 명곡' 등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아온 유회승은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증명해냈다. 호불호 없이 부드럽고 편안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어떤 음역대든 자유자재로 넘버를 소화하며 풍성한 무대를 완성한다. 가사 전달력, 감정 표현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뮤지컬 배우 유회승(엔플라잉)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엠스텐]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 [사진=엠스텐]
뮤지컬 배우 유회승(엔플라잉)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엠스텐]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 [사진=엠스텐]

로미오가 처음 등장해 부르는 넘버 '그날'에선 사랑을 꿈꾸는 20살 아름다운 청년의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어 '세상의 왕'에선 파워풀한 에너지를, '널 위한 나의 사랑'과 '사랑의 맹세', '종달새의 노래', '우리 기도해'에선 줄리엣의 사랑만을 간절히 원하는 순애를 가득 담아내 캐릭터의 매력과 극적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특히 1막의 '난 두려워'에서 "비극이 되겠지"라며 자신에게도 닥쳐올 죽음이라는 존재에 두려움을 느끼고 운명을 거부하고 싶어 하는 유약한 인물을 표현했다면, 2막의 '난 두려워' Reprise는 결국 비극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더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줄리엣에게 향하는 순정의 끝을 보여준다. 줄리엣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바닥에 주저앉는 장면이나 줄리엣이 누워 있는 단상에 누워 "아냐"라고 소리를 내지르는 유회승의 열연은 로미오의 찢어지는 마음, 슬픔을 고스란히 객석에 전달한다.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정도로 '사랑'을 하는 이 남자의 순정에 코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고 결말도 정해져 있지만, 그럼에도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이 특별한 건 '사랑'이라는 이 보편적인 감정을 뻔하지 않게, 입체적으로 그려낸 배우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엔플라잉 메인보컬로서도 훌륭하지만, 이제는 뮤지컬 배우로서도 단단하게 자신의 길을 잘 만들어가고 있는 유회승의 열정과 성장이 그 어느 때 보다 눈부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5월 3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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