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달성… 북아일랜드천재소년, 골프전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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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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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새로운 골프황제의 대관식이 열렸다.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총상금 2250만달러)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연패에 성공하면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타이거 우즈, 필 미컬슨(모두 미국)이 불참한 이번 대회에서 매킬로이가 대회 역사상 네번째 2연패를 달성하면서 골프의 완벽한 세대교체를 완성했다.

이날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매킬로이는 버디 5개, 보기2개, 더블보기 2개로 1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 이날 하루에만 3타를 줄이며 매섭게 추격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따돌리고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마스터스 역사상 2연패 달성은 잭 니클라우스(1965~1966년·미국), 닉 팔도(1989~1990년·잉글랜드), 타이거 우즈(2001~2002년·미국)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으로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거머쥐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데 이어 대회 2연패까지 완성하면서 니클라우스, 팔도, 우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더없이 완벽한 골프 전설의 탄생 순간이었다.

사진=REU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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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론 영과 공동 선두로 출발한 매킬로이의 시작은 불안했다. 4번 홀(파3)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며 짧은 보기 퍼트마저 놓쳐 더블 보기를 범했고, 6번 홀(파3)에서도 보기를 추가하며 한때 9언더파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7번홀부터 디펜딩 챔피언의 반격이 시작됐다. 7번과 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타수를 만회하고 나선 '아멘코너', 전날 대거 타수를 잃은 곳에서 매킬로이는 2연패로 달려가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날 더블보기로 대참사를 맞았던 11번 홀을 파로 잘 막아낸 뒤, 12번 홀(파3)에서 3m 버디 퍼트, 13번 홀(파5)에서는 320m에 달하는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앞세워 한번 더 버디를 추가했다. 중간합계 13언더파,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스코티 셰플러(미국) 등에 3타차로 앞서가며 승기를 잡았다.

셰플러의 추격은 그의 2연패를 위협하는 또다른 위험요소였다. 이 코스에서 2승을 올린 셰플러는 전날 65타를 몰아친데 이어 이날 15, 16번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매킬로이를 2타 차까지 압박했다. 반면 매킬로이는 앞서 세번의 라운드에서 모두 버디를 잡았던 15번홀에서 어프로치 샷 미스가 나오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래도 16, 17번홀에서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파를 기록하며 2타차를 지켜냈다.

2연패의 새 역사까지 단 1개 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는 티샷을 수풀로 보내는 실수를 했다. 두번째 샷에서 컨택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탓인지 공은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그래도 매킬로이는 흔들리지 않았다. 안정적인 벙커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고 두번의 퍼트로 1타차 선두를 지켜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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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 거리의 보기 퍼트를 남겨둔 상황, 같은조로 경기한 영의 파 퍼트를 지켜보는 그의 얼굴에는 어떤 긴장도, 부담도 느껴지지 않았다. 가벼운 스트로크, 그리고 우승이 확정되자 두팔을 하늘로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다. 연장 끝에 힘겹게 우승을 거머쥔 뒤 그간의 한을 풀어내듯 그린에 엎드려 오열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매킬로이에게는 그저 온전한 기쁨만 가득했다.

이번 우승으로 매킬로이는 팔도, 리 트레비노(미국)와 함께 메이저 통산 6승 고지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첫 36홀 최소타 기록을 세우다가 3라운드에서 다시 한번 우승을 놓칠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의 우승은 그에게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승리를 거머쥐는 법을 알려줬고, 매킬로이는 그것을 증명해냈다.
지난해 우승 뒤 1년간 매킬로이가 입었던 그린재킷은 다시 한번 그에게 입혀졌다. 두번째 그린재킷은 이제 오거스타내셔널의 챔피언이 아닌,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장으로 올라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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