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골퍼' 이승민,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1 week ago 7

발달장애 프로 골퍼 이승민이 G4D 오픈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G4D 오픈 제공

발달장애 프로 골퍼 이승민이 G4D 오픈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G4D 오픈 제공

발달장애 프로 골퍼 이승민이 G4D 오픈을 제패하며 장애인 골프 3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승민은 16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켈틱매너리조트의 로먼로드코스(파70)에서 열린 2026 G4D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3오버파 213타를 적어낸 이승민은 카메룬의 이사 은라렙 아 아망(4오버파 214타)을 단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G4D 오픈은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하고 유럽장애인골프협회(EDGA)가 지원하는 국제 대회다. US 어댑티브 오픈, 호주 올 어빌리티 챔피언십과 함께 장애인 골프를 대표하는 메이저급 대회로 꼽힌다. 2022년 US 어댑티브 오픈, 지난해 호주 올 어빌리티 챔피언십을 제패했던 이승민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이날 경기는 마지막까지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2위 은라렙 아 아망이 17번홀(파4)에서 이글을 터뜨리며 1타 차로 바짝 추격해 왔다. 그러나 이승민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 2라운드에서 모두 보기를 범했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침착하게 파를 지켜내며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확정 지었다.

두 살 무렵 자폐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이승민은 중학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골프채를 잡았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세미프로 자격을 얻었고, 2017년에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정회원이 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2022년 장애인 골프 최고 권위 대회인 US 어댑티브 오픈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장애인골프랭킹(WR4GD) 2위인 이승민이 G4D 오픈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대회 일정과 겹쳐 출전하지 못했으나, 첫 번째 출전 무대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승민은 “드디어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며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 어려운 코스에서 우승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승민은 올해 출전 가능한 KPGA투어 대회와 G4D투어를 병행하며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도전하겠다”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목표를 이뤘으니, 이제 세계장애인골프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