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주요 지표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투자 기준점으로 불리는 미국 국채 30년 만기 금리의 급등이 대표적이다. 마지노선으로 간주되는 연 5%를 지난주 넘어서더니 벌써 5.2%에 근접했다. 19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금리 추가 상승도 전망된다.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62%가 30년 만기 국채 금리의 연 6%대 진입(BoA 설문조사)을 전망했다. 글로벌 채권 투자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심리적 저항선인 연 4.5%를 넘어 4.7%대 진입이 목전이다.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 성장, 재정, 물가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국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회사채 금리를 밀어올려 기업 투자와 가계 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증시 등 자산시장에도 부정적이다. 가장 안전한 미국 장기 국채 투자로 연 5% 이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면 위험자산 투자 유인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른 국가의 금리, 환율, 물가를 밀어올리는 악순환도 예상된다. 영국 일본 등 주요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다. 영국과 독일은 연 5.7%를 오르내리고 저금리의 일본도 27년 만에 4%대로 올라섰다. 중국·일본 중앙은행 등은 미 국채를 매도하며 환율 방어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한국 금융시장 충격파다. 직접 영향에 노출된 곳은 증시다.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며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리는 양상이다. 진정 조짐을 보이던 환율도 어느새 달러당 1500원대로 재진입하며 경고등을 울렸다. 3년 만기 한전채 금리가 연 4%대에 진입하며 회사채 시장에도 긴장감이 커졌다. 초우량 특수채로 시중자금이 몰리면 일반 회사채,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같은 민간 자금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 가계 재무 상황도 위험 수위다. 신용잔액이 2000조원에 육박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이자 부담이 3조원 넘게 불어난다.
위험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빚투 지표’인 신용공여 잔액이 사상 최고로 치솟아 하루 반대매매만 최대 1000억원에 육박한다. 반도체를 앞세운 한국 경제의 중장기 전망을 낙관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기대수익을 낮춰 잡는 신중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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