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허가 자율주행 성행… 뒤처진 규제가 심각한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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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자동차에 제조사와 무관하게 따로 구매한 자율주행 보조장치를 달아 운행하는 불법이 성행하고 있다. 국내법이 허용하는 ‘레벨2(운전자 보조)’ 수준을 넘어 출발, 정지, 주행, 차선 변경 등이 가능한 장치여서 위험천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한 업체에 문의하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대에 손 한 번 대지 않고 갈 수 있다”면서 200만 원이면 설치해 주겠다고 한다. 또 해당 장치 제조사 홈페이지에는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직접 설치할 수 있도록 15분짜리 가이드 영상까지 올라와 있다고 한다.

자동차의 조향, 주행, 제동 등에 영향을 미치는 장치를 임의로 조작하는 것은 법률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국가 인증 체계를 벗어난 ‘사제(私製)’ 장치들이 자신은 물론 다른 운전자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보조장치보다 고도화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자율주행 기능은 더 세심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아직 자율주행 장치 관련 신고가 접수된 게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는 불법 개조 차량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탈법이 횡행하는 배경에 국내 자율주행 규제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술 지체’가 있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중국에서 생산한 테슬라 ‘모델Y’와 ‘모델3’을 한국에서 수입할 때는 국내 규제에 맞춰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비활성화해야 한다. 그러자 불만을 품은 일부 차주들이 해킹 등으로 FSD를 다시 활성화시키는 이른바 ‘탈옥’을 시도했다. 국토부가 3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만 85건이니 실제 더 많은 ‘탈옥’ 시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술 안전성이 보장될 때까지 자율주행 자체를 막은 ‘덩어리 규제’가 오히려 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를 부추겼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개인 업체나 차주가 무허가로 자율주행 장치를 설치하다 보면 기술적 결함이 생길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 결함이 자칫 다중 추돌 사고나 대형 인명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불법 자율주행 장치에 대한 철저한 사전 단속과 그에 따른 합당한 처벌을 미룰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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