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연대임금' 화두 띄운 노동부, 기업에 강제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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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특별성과급 관련 임금협약을 체결한 날 고용노동부가 ‘사회연대임금’이라는 새 화두를 던졌다. 김영훈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대기업 초과이익의 배분을 둘러싼 사회적 대화 본격화를 선언했다.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긴급토론회’를 다음주 초 개최하는 등 속도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사회연대임금이 어떤 의미인지 김 장관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정하기보다 노사가 사회적 대화로 정답을 찾아야 한다며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간담회 발언 맥락을 보면 대기업이 하청·협력업체 노동자의 성과도 보상해야 한다는 취지임이 드러난다. 김 장관은 “국민기업이 잊지 말아야 할 게 협력업체 동반 성장”이라며 “좋은 제안을 내놓길 기대한다”고 삼성전자를 압박했다. 사회적 대화를 강조했지만 대기업들의 이익 배분을 강요하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반도체산업에 대한 김 장관의 인식도 동의하기 어렵다. 그는 “AI 시대에 반도체는 공적 재화” “공장은 민간이지만 재화는 공적 성격”이라며 성과 배분을 강조했다. 그런 논리라면 거의 모든 생활필수품은 공공재이고, 민간기업도 공공기업으로 분류해야 할 판이다. ‘삼성전자 성공에 국가와 지역사회 지원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세금 수십조원을 내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곳간을 채워주는 기업에 법정 책무를 넘어서는 재분배를 강요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

김 장관은 ‘K노동이 세계를 선도하며 새 길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지만 의욕만 앞세워선 곤란하다. 간담회에서 그는 ‘원·하청 교섭의 문을 열었을 뿐 성과급 투쟁과는 무관하다’며 노란봉투법을 변호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손해배상 위험이 사실상 사라지자 ‘n% 성과급’ 요구가 쏟아진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무리한 투쟁으로 노노(勞勞)갈등까지 불거졌는데도 “성과급 액수가 너무 커졌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고 두둔한 점도 부적절하다. 일터민주주의 확산을 강조하며 ‘기존 문법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주문한 점이 노조 과격 투쟁을 부추길까 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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