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산·투자·소비 '트리플 감소'…중동전쟁으로 드러난 취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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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 달 동안 생산·소비·투자 등 산업활동 전 부문이 역성장했다. 한 달 전보다 산업생산이 0.6% 줄었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각각 3.6% 급감했다.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는 2025년 8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정부는 트리플 감소 원인으로 중동 전쟁발 원료 공급 차질과 기저효과를 지목했다. 일리가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기기에는 지표 부진이 너무 두드러진다. 반도체 초슈퍼사이클에도 산업생산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이례적이다. 석유 정제(-19.4%)가 대폭 줄어든 것 외에 자동차(-10.0%) 기계장비(-3.6%) 등 한국 경제 주력 제품 생산이 동반 부진 양상을 보였다.

소매판매 감소 폭은 3.6%로 26개월 만의 최대다. 통신기기·컴퓨터, 가전, 가구 등 경기 변동에 민감한 내구재 소비가 11.1%나 줄었다. 초유의 주가 상승으로 가계수입이 적잖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소비심리가 얼마나 허약한지 잘 보여준다. 설비투자의 하락 반전도 걱정을 더한다. 올 들어 3개월 연속 호조세로 1분기 증가율이 13.0%에 달한 설비투자는 4월 들어 -3.6%로 크게 하락했다.

한 달 지표에 일희일비하며 비관에 빠져선 안 된다. 생산·소비·투자가 전기 대비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늘었다. 경기 회복 추세가 살아있다는 의미다. 국내외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지고 경기동행·선행지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3월 ‘트리플 증가’가 한 달 만에 ‘트리플 감소’로 반전한 점은 대외 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수출발 낙관론이 확산 중이지만 은행 부실채권 증가, 주가 양극화 등 반대 신호도 적잖다. 반도체 수출에 타격이 오면 성장률은 1%에도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솔솔 제기된다.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도 여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올해 1.71%, 내년 1.51%에 불과하다고 최근 발표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부진한 산업활동 동향을 전하며 ‘보조금 지급’을 강조했지만 단기 처방일 뿐이다. 대통령 약속대로 창의성과 혁신을 막는 ‘규제 철폐’와 ‘고용유연성 확보’ 등 6대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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