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간 단위' 연차 휴가, 생산현장 혼란 생각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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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유급휴가를 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도록 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이달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원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제품 생산이 공정별로 쭉 이어지는 업무 특성상 담당자의 한 시간 연차가 전체 공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원들이 번갈아 시간 단위 연차를 쓰는 등 파업 또는 태업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간 단위 연차 도입은 육아 및 자녀 돌봄, 병원 진료, 행정관서 방문처럼 짧은 시간만 필요한 개인 용무에 법이 보장한 유급 연차 휴가를 쉽게 쓸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취지 자체만 보면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상시 근로자 5명 이상 모든 사업장에 일괄 적용했을 때 산업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의문이다.

개정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연차를 시간 단위로 분할해 청구하면 사용자는 이를 반드시 부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간 단위의 범위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지만, 법 조항만 보면 노사 합의 조항도 없어 회사 부담이 커질 게 확실하다. 사무직 중심 사업장보다 생산직 사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는 관측이 많다.

현재 연차 휴가는 하루 단위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상당수 대기업에서는 노사 합의를 통해 4시간 연가(반차)와 2시간 연가(반반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자동차그룹 생산라인에서는 노사 합의로 반차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시간 단위 연차 도입이 가져올 생산 차질 등의 부작용을 노사 모두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시간 단위 연차 도입과 관련한 산업계 의견을 취합해 고용노동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산업계에선 연차 사용 시간을 최소 4시간 이상으로 정하고, 회사가 반려할 수 있는 요건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제도 시행이 법 공포 후 1년 뒤인 내년 5월께인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필요한 보완책을 마련해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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