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자리 소멸 아닌 직무 재편이 핵심"이라는 AI시대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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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 금융, 보건, 의료, 디자인 등 182개 주요 직업군을 분석했더니 93%가 넘는 170개 직업에서 2035년까지 일자리가 더 늘거나 적어도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25~2035 정성적 일자리 전망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인공지능(AI)이 많은 분야의 인간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우려와는 상반되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AI가 모든 직업을 없애는 게 아니라 반복·단순 업무는 대체하지만, 고차원적 판단과 고객 대응이 필요한 직무는 늘리는 형태로 노동시장을 바꿀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토대로 10년 뒤 일자리 자체가 ‘감소’하거나 ‘다소 감소’하는 직업은 12개(6.6%)에 그칠 것으로 봤다. AI와 챗봇 도입으로 타격을 받을 직무로는 비교적 단순·반복적 업무가 많은 출납창구 사무원, 은행 사무원, 디자인·편집 보조 종사자 등을 꼽았다.

기업 의사결정이 데이터 기반으로 이동하면서 데이터 분석 관련 사무직, 디지털금융 및 자산관리 사무직, 마케팅 기획 사무원 등의 직무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명 증가로 의료 및 요양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전문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의 일자리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K컬처의 글로벌 확장, 외국인 관광 활성화로 문화·콘텐츠·관광 분야 또한 일자리가 늘어날 직업군으로 꼽혔다.

AI 확산으로 직업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에서 보듯 ‘어떤 직무를 하느냐’에 따라 AI의 일자리 대체 위험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일자리 충격을 줄이려면 AI가 대신할 수 없는 고차원적 판단이 필요한 직무,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의료와 문화·콘텐츠 분야 직무에 대한 신규 진입이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고차원적인 직무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직업 교육 기회와 취업 문호를 넓혀야 한다. 기존 취업자의 직무 이동을 원활히 하는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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