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년 연장 속도내는 與·노동계…청년 고용이 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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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어제 정부·여당에 ‘올해 65세 정년 연장 입법을 마무리할 것’을 촉구했다. 양대 노총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법정 정년 65세 단계적 연장과 2025년 내 입법을 약속했지만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조속한 입법을 요구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지난주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2037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여당과 노동계가 정년 연장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정년 연장은 피하기 힘든 과제다. 그러나 정치권과 노동계가 사회적 합의 없이 정년 연장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경직된 임금체계를 방치한 채 법정 정년만 늘리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키우고 노동시장 활력을 떨어뜨려 국가 경제 전반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양대 노총은 민주당 특위가 정년 연장과 재고용 제도를 병행하면서 노동시간 조정과 임금체계 개편, 취업규칙 변경 특례 등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도 ‘노동기본권 후퇴’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정년 연장에 수반돼야 할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는 외면하는 행태다.

정년 연장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기회, 기업의 인건비 부담, 대·중소기업 간 격차 확대 등 민감한 문제와 맞물려 있다. 기업의 고용 여력을 위축시키고 청년 일자리를 잠식하는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년 연장 수혜자가 1명 늘어나면 청년 고용은 0.2명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령층 5명이 정년 연장 혜택을 보면 청년 1명이 고용 시장에서 밀려나는 셈이다.

정년 연장은 세대 간 상생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추진돼야 한다. 그 혜택이 노조 조직률이 높은 대기업 정규직에게만 집중되는 건 곤란하다. 무엇보다 노동계의 요구에 끌려다니며 정치적 논리로 정년 연장 해법을 찾는 건 피해야 할 것이다. 기업에 재고용 등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단계적 도입 방안을 마련해 제도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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