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종이냐 모바일이냐… 선거 공보물 선택권 유권자에게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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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24일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단지에 선거 공보물이 배달돼 있다. 뉴스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24일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단지에 선거 공보물이 배달돼 있다. 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 가구 전체를 대상으로 6·3 지방선거 공보물을 발송했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 7800여 명의 정보와 정책 공약이 담긴 인쇄물 약 6억 부를 우편으로 보냈다. 4년 전 지방선거 공보물 5억3000만 부를 발송하는 데 299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 선관위는 올해 발송비가 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수백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지만 선거 공보물에 나열된 후보들의 약속은 실현 가능성을 따지기 어려운 한두 줄의 장밋빛 공약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선거 때마다 뜯지도 않은 공보물 봉투들이 아파트 분리 수거장에서 무더기로 발견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가 올해 2, 3월 진행한 유권자 조사에서도 36%가 공보물을 읽지 않거나 봉투째 버린다고 답했다. 이렇게 버려진 공보물의 무게가 2022년 지방선거 때 1만2853t에 달했다. 소각 등 공보물 쓰레기 처리에 드는 지방자치단체 예산까지 감안하면 헛되이 쓰는 세금은 더 늘어난다.

지금은 유권자들이 종이 공보물만으로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언론의 후보 검증은 물론이고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등 후보들이 자신과 공약을 알리는 통로도 다양해졌다. 선관위가 이달 실시한 유권자 의식 조사에서도 ‘벽보·공보를 통해 후보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은 8.4%에 그쳤다. TV 토론회와 방송 연설(22.6%), 언론 보도(17.8%), 인터넷(17.3%),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17.1%)에 크게 못 미쳤다.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98%에 달하는 마당에 공보물을 모든 가구에 우편 발송하는 방식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국회에도 온라인이나 문자메시지로 선거 공보물을 보내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물론 고령층 등 디지털 접근성이 취약한 계층이 있는 만큼 인쇄 공보물을 당장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은 은행이나 통신사들이 고지서를 이메일·모바일로 받을지, 우편물로 받을지 선택지를 제시하듯 유권자들에게 종이 공보물의 수령 의사를 묻는 방식부터 도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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