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9000대를 고공비행하며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시가총액은 장중 한때 8000조원을 넘어섰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2000조원을 터치했다. 미·이란 종전 협상 취소 소식에 장 후반 하락 전환했지만 낙폭을 11포인트(-0.13%)로 막아내는 견조함을 과시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스탠스에도 상승 탄력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지만 환호만 하기에는 그림자가 만만치 않다. 경기 양극화를 반영해 오르는 종목만 올라가는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점이 대표적이다. 최근 한 달간 지수가 7500에서 9000까지 20% 넘게 올랐지만 상승한 종목은 15%에 그쳤고 85%는 하락했다. 어제 장에서도 상위 20여 개 종목에 관심이 집중돼 21~50위권에서 상승 마감한 종목이 3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의 두드러진 약세에서도 ‘K양극화’가 감지된다. 코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3%대 급락해 966.59로 밀리며 1000이 힘없이 무너졌다.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 중 1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회사가 40곳으로 27%에 달하는 현실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1분기 성장률이 0%대에 불과한 게 갈 길 먼 한국 경제의 냉정한 현주소다.
급등락장이 반복되며 ‘빚투’ 리스크가 커지는 점도 걱정거리다. 증권사 대출을 활용한 주식 투자 자금 중 미상환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 들어 10조원 넘게 늘어 38조원 수준으로 커졌다. 담보 부족으로 강제매도(반대매매)된 금액이 이달에만 7000억원이 넘는다. 지난 9일 반대매매는 1698억원으로 역대 하루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크게 늘렸지만 주가가 더 빠르게 급등한 탓에 다음달부터 최대 55조원 규모의 국민연금 리밸런싱이 유력한 점도 위험 요인이다.
초유의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데도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도 우려를 더한다.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 역시 종국에는 경제 상황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높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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