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노위 재심서 뒤집힌 노봉법 판정… 불복·소송으로 날 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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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세종=뉴시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에서 하청 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앞서 지방노동위원회에선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중노위에서 뒤집힌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지노위 판정을 믿을 수 없다며 중노위 재심을 요구하는 릴레이 불복 사태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노위는 4일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가 중흥건설·중흥토건을 상대로 낸 교섭 요구 재심 신청에서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4월 전남지노위는 타워크레인 장비 운용의 특수성과 자율성을 감안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부정했지만 중노위의 판단은 달랐다. 하청사인 타워크레인 임대 업체 단독으로는 유해·위험 요인을 제거하거나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에, 산업안전에 대해서는 원청이 사용자가 맞다고 판단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에 대한 지노위와 중노위의 판단이 처음으로 엇갈리면서 노사 양측 모두에서 ‘불복 도미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용자성 판단 기준의 확대를 기대하는 노조 측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까지 중노위에 접수된 재심 사건만 19건에 달하는데, 첫 판정 번복으로 지노위 판단 결과를 불신하는 기류가 굳어지면 앞으로 재심 요구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1000건이 넘는 무더기 교섭 요구가 지노위와 중노위를 거쳐 법원 소송까지 이어지는 장기전으로 번지면 불필요한 분쟁과 비용이 급증하고 정상적인 기업 활동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혼란이다. 노봉법에 명시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자’의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기 때문이다. 원청과 하청, 재하청이 복잡하게 얽힌 산업 구조 속에서 교섭 의무의 잣대가 판정 기관마다 고무줄처럼 널뛴다면 막대한 혼란과 피해가 불가피하다. 무한 재심 청구와 줄소송으로 산업 현장이 멈춰 서는 것을 막기 위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보완 입법을 마련해 현장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걷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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