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권의식만 키운 슈퍼카 연두색 번호판…사적 유용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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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법인 명의로 구입한 ‘슈퍼카’를 사적으로 유용하는 행위를 겨냥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그제 X(옛 트위터)에서 “국세청은 고가 법인차량의 취득, 운행, 비용처리 내역 등을 철저히 분석·검증 중”이라며 “사주 일가의 사적 유용 혐의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인이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업무용 차량으로 보기 힘든 스포츠카 등 초고가 외제차량을 법인 명의로 구입하는 행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폐단을 시정하기 위해 여러 조치가 취해졌다. 2020년에는 법인차량 사적 유용을 통한 탈루를 겨냥한 세무조사를 했다. 2024년에는 고가 법인차량의 사적 사용을 막기 위해 8000만원 이상 법인 소유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슈퍼카에 연두색 번호판을 다는 조치는 기대한 정책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2023년 5만1542대이던 1억원 이상 법인 명의 신규 등록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도입된 2024년 3만3960대로 줄었으나 ‘반짝 효과’에 그쳤다. 지난해 1억원 이상 고가 신규 법인 차량은 3만9429대로 다시 늘었다. 번호판 색깔을 달리한 슈퍼카를 타는 것을 자기과시의 일환으로 여긴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연두색 번호판이 ‘자산가의 상징’으로 둔갑했다는 얘기다.

단순히 낙인효과만으로 회삿돈 유용을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은 안이한 생각이었다. 자정 작용을 기대한 제도는 조롱 대상으로 전락했다. 정책 효과가 의심스러운 연두색 번호판 제도를 계속 유지할지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고가 법인차량의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한 관리·감독 강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회사 공금을 쌈짓돈 쓰듯 남용하는 행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 법인 소유 외제차로 상징되는 사적 유용이 더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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