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어제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나라현을 찾은 것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달에 한 번꼴로 양국 정상이 마주 앉아 현안을 논의하면서 셔틀 외교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는 때에 두 정상이 구체적인 공동 대응 방안을 내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날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을 심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공감을 표하고 “적극 동참하겠다”고 화답했다. 일본 주도로 창설된 동남아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틀인 ‘파워아시아’ 프로그램에 한국이 대승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이다.
구체적으로 두 정상은 핵심 에너지원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LNG 공급 협력을 확대하고 원유 조달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를 심화하기로 했다. 양국 간 소통 채널도 활성화해 원유 공급과 관련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점도 의미가 있다. 동북아 안정의 축이 한·미·일 협력 체제임을 분명히 한 것은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으로 불거진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을 잠재우는 효과가 기대된다. 동시에 이 대통령이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국을 배려하는 태도를 보인 것도 현명한 대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일은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협력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임을 재확인했다. 에너지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지정학·지경학적 위치에 큰 차이가 없는 두 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강한 협력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가 수사적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공동 행동으로 한 단계 높아졌다. 양국 관계가 더 심화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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