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3년 연속 적은 부실기업을 말한다. 이런 기업은 재무 상태가 나빠 기업이 정상적으로 존립하기 어렵다. 하지만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들이 금융과 인적 자원을 선점하고 정상기업의 제품을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한계기업의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지면 해당 산업 내 정상기업의 투자 및 고용 성장률이 약 0.14∼0.18%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한계기업의 부정적 영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이 효과는 2∼3년간 지속된다. 특히 대기업보다 소기업과 비제조업 기업이 더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좀비기업의 부실이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로 전이돼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비생산적 부동산에 쏠린 시중 자금의 흐름을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의 첨단 산업으로 바꾸는 ‘생산적 금융’을 실행하려면 걸림돌부터 골라내야 한다. 한은에 따르면 한계기업을 25% 솎아내면 경제 전체적으로 총요소생산성과 부가가치가 각각 0.2%, 0.3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당국과 채권단은 지역 경제에 미칠 충격을 의식해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로 산소호흡기를 달아 주곤 했다. 그러다 호황이 오면 한계기업이 버티기에 들어가는 일이 반복됐다. 채권 은행들도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한계기업 퇴출보다 연명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식으로 좀비기업 퇴출이 지연되면서 2024년 말 기준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14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위기가 터진 뒤에 등 떠밀려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고통이 커진다. 협력업체와 금융회사에 연쇄 영향을 주고 정상 기업까지 영향을 받는다. 기업 부실 징후를 사전에 감시하고 회생 가능성과 경쟁력 있는 기업을 가려내는 구조조정을 더는 미루기 어렵다. 구조조정 충격을 상쇄하려면 성장산업 육성 및 전직 지원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한계기업 퇴출은 정치 논리보다 경제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속도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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