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과 미국에 동시 출시
무게 545g, 배터리 최대 2.5시간
구글 유튜브·지도·제미나이 연동
애플 제품보다 싸고 메타보다 비싸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공동 개발한 헤드셋 형태의 모바일 기기인 '갤럭시XR'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구글의 유튜브와 지도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비서인 제미나이가 탑재돼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XR 출시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과 미국에 갤럭시XR을 동시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선두주자인 애플 '비전 프로'보다 싼 256만원 가격에 내놔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애플, 메타보다 후발주자지만, 이번 갤럭시XR에 운영체제 '안드로이드XR'을 개발한 구글과 두뇌 역할인 '스냅드래곤 XR2 플러스 2세대'를 만든 퀄컴과 합작해 경쟁력을 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갤럭시XR을 쓰고 시연하는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전자가 22일 갤럭시XR을 한국과 미국에 출시했다. [사진=권서아 기자]갤럭시XR은 구글의 인공지능(AI)인 제미나이가 탑재된 안드로이드XR을 통해 조작한다. 제미나이 라이브가 사용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음성, 제스처를 인식한 뒤 앱을 열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다양한 요청을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최근에는 글자와 이미지, 음성, 영상을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애플도 같은 날 '비전 프로2'를 출시해 XR헤드셋 시장엔 불이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갤럭시XR을 쓰고 시연하는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무게는 545g·가격은 269만원⋯"애플보다 저렴하고 가벼워"
갤럭시XR 무게는 545g이다. 애플 '비전 프로'(600~650g)보다는 가볍고, 메타 '메타쿼스트3'(515g)보다 무겁다. 갤럭시XR은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장시간 착용에 따른 피로감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갤럭시XR 가격은 269만원이다. 애플 '비전 프로'(501만원)보다는 200만원 싸고, 대신 메타 '메타 쿼스트3'(71만원)보다는 비싸다. 삼성전자는 삼성닷컴에서 최대 36개월의 무이자 할부를 지원한다.
배터리 수명은 최대 2시간 50분 사용 시간을 제공한다. 일반 사용 시에는 2시간, 영상 재생 시에는 2시간 50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충전 중에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갤럭시XR로 유튜브를 킨 뒤에는 아이돌의 댄스, 몰디브의 바다 등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고개를 좌우 또는 앞뒤로 돌려가면서 볼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로는 3552X3840 해상도의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뿐만 아니라 12개의 카메라도 들어가 있다.
"제미나이, 뉴욕 피자집 찾아 줘"⋯구글 지도 실행
"제미나이, 뉴욕 맨해튼에 있는 피자 맛집을 찾아볼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갤럭시XR을 통해 제미나이에 묻자 "지금 확인해 볼게요. OO 피자리아는 뉴욕에서 유명한 피자 맛집입니다. 전통적인 뉴욕식 피자는 아니지만, 뉴욕 최고의 피자로 선정된 적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갤럭시XR을 통해 미국 뉴욕 내 피자집을 찾고 있다. [자료=삼성전자]이처럼 삼성전자는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구글 지도를 실행해 피자 맛집을 찾는 과정을 3D(3차원) 이미지로 생동감 있게 보여줬다.
XR헤드셋을 통해 직접 보는 화면은 더 높은 해상도와 더 넓은 시야로 표현된다. 갤럭시XR은 구글 지도를 탐색하는 새로운 방식을 구성하며 항공기 위에서 있는 지도를 보여준다.
"제미나이, 너가 찾은 피자집으로 데려다줘"라는 삼성전자 관계자의 질문에도 제미나이는 "네. 지도를 띄어드렸습니다"라고 답했다.
갤럭시XR 내 '내부 둘러보기 버튼'을 통해 구글 지도에서는 2D 이미지와 AI를 이용해서 공간을 재구성했다. 시연자가 실제로 걸어 다니는 것처럼 안을 둘러보거나 손을 이용해서 들어갈 수도 있다.
"이 피자 맛집에서 가장 독특한 피자 메뉴는 뭐야?"라는 삼성전자 관계자의 질문에도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장작불 화덕에서 조리한 정통 라콜리 피자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갤럭시XR로 콘텐츠를 감상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방법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애플·메타에 이은 후발주자⋯"구글과 협력해 콘텐츠 제공"
제품 설명 후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애플과 메타의 후발주자인 삼성은 어떻게 헤드셋XR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갈지에 관한 질문에는 구글과 협력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거라고 답했다.
저스틴 페인 구글 XR 제품 관리 총괄(왼쪽부터), 김정현 MX사업부 부사장, 임성택 한국총괄장 부사장, 김기환 MX사업부 부사장 [사진=권서아 기자]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은 "갤럭시XR은 업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고 자부할 수 있다"며 "올해 안에 구글과 협력하면서 스토어팩이라는 매우 많은 양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MX사업부 부사장은 "가장 중요한 건 AI와 XR의 반응이고, 두 기술이 어떤 파급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삼성과 구글이 만날 때 가장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갤럭시XR은 XR헤드셋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메타는 가상현실(VR) 디바이스 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하며 약 10년 전부터 XR시장을 잠식해 왔다. 애플도 지난해 초 자사의 첫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를 출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각종 기기를 통해 퍼져있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호환성을 디딤돌 삼아 빠르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구글과 퀄컵 등이 제품 기획 단계부터 소프트웨어(SW), 칩 분야 등에서 협력한 만큼 갤럭시XR의 경쟁력이 앞선다고 자부했다.
또 다양한 폼팩터로 안드로이드XR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하고 있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와비 파커와 파트너십을 통해 스타일과 실용성을 갖춘 제품도 준비 중이다.
한편, 갤럭시XR은 이날부터 전국 7개 삼성스토어에서 체험 공간을 운영한다. 또 구매 고객에게는 제미나이 AI 프로 1년권, 유튜브 프리미엄, 구글 플레이 패스, 쿠팡플레이 스포츠 패스, 티빙 이용권 등 혜택 10종을 준다.
구글, 퀄컴과 공동 개발한 갤럭시XR 측면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포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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