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간암 환자 최적 치료법 제시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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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2.09 09:01 수정2025.12.09 09:01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한지원 교수_김현욱 의대생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한지원 교수_김현욱 의대생

국내 연구팀이 간세포암(HCC) 환자의 간이식과 간절제술 중 최적 치료법을 제시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모델을 개발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서울성모병원은 한지원 소화기내과 교수(교신저자)와 김현욱 가톨릭대 의대 의학과 학생(본과 4학년, 제1저자)팀이 간이식과 간절제술 중에서 어떤 방식이 특정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될지를 정교하게 판별하는 AI 도구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간이식은 암 자체를 제거하면서도 기저 간기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때문에 절제술 대비 재발이 적다. 하지만 공여자가 부족해 모든 환자가 이식을 받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간 기능이 좋다면 간절제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지금은 국제 지침에 따라 간이식과 간절제술 여부를 환자의 응급도와 기증자의 조건 등을 근거로 판단한다. 하지만 경계선에 위치한 회색지대(Gray-Zone) 환자는 임상적 의사결정이 복잡해 이식이 필요한 환자를 정확하게 선별하도록 돕는 도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교수팀은 한국중앙암등록본부와 서울성모병원 데이터를 활용해 4529명의 대규모 환자군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30개 변수를 활용해 AI 모델별 적합도를 평가했다. 평가방식은 각 AI 모델이 특정 환자의 다양한 변수를 기반으로 환자가 간이식 혹은 간절제술을 받은 뒤 3년 생존율을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개발한 모델을 평가한 결과 간이식은 데이터를 분류하는 최적의 경계를 찾는 지지벡터머신(SVM) 모델 정확도가 82%, 간절제술에서 이전 예측의 오류를 단계적으로 개선해 여러 결정 트리를 결합하는 캣부스트(CatBoost) 모델 정확도가 79%로 나타났다.

모의 분석해선 해당 모델의 권고에 따라 치료하면 기존 모델보다 사망 위험을 54%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델은 기존 간이식 환자의 74.7%를 간절제술로 재분류했고 간절제술 환자의 19.4%에게만 간이식을 권고했다. 공여 장기의 불필요한 사용을 줄여 꼭 필요한 환자에게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간암 환자 맞춤형 치료법 AI 모델은, 간절제술과 간이식 수술 예상에 따른 환자 개인별 생존 추정치를 제공해 최적의 치료 계획을 제공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과대학생이 이처럼 고수준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멘토링과 학생의 뛰어난 연구 역량이 결합된 성과"라며 "앞으로도 환자의 치료 뿐 아닌 AI 기술과 임상 지식이 융합된 차세대 의료진을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미국의학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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