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사이에 평화가 임박한 것일까, 아니면 전쟁 종식 논의는 또 하나의 과장과 선전전에 불과한 것일까. 합의안의 내용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협상해낸 어떤 것보다 훨씬 좋은 합의인가, 아니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느끼는 전쟁을 정리하려고 필사적으로 얇게 포장된 항복인가.
현재로선 누구도 알지 못하는 듯하다. 아마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최고지도자조차 모를 수 있다. 놀랄 일은 아니다. 미국 정부와 이란이 내놓고 있는 모든 발언의 목적이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기보다 여론을 돌리는 데 있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평화를 선포할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분노한 미국 국민은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기를 바란다. 미국 동맹국은 전쟁이 초래한 에너지와 무역 차질이 끝나기를 간절히 원한다. 평화가 임박했다는 소문은 금융시장을 뛰게 한다. 전투 재개설은 트레이더를 절망에 빠뜨린다. 이란의 흔들리는 정치 당국 역시 동요하는 대중을 달래기 위해 제재 완화와 관련한 좋은 소식이 필요하다.
차이 큰 미·이란 요구 조건
하지만 양측의 최소 요구 조건 사이의 간극은 실제 합의를 극도로 어렵게 한다. 하지 않아도 될 전쟁을 시작해 자신의 지지층 중 일부를 멀어지게 한 트럼프 대통령은 ‘약한 평화’를 받아들여 또 다른 한쪽을 격분시키는 것에 주저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고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이웃 국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이 미국 측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낼 자격을 준다고 느낀다.
미 행정부 비판론자들은 미국이 이란 공격을 결정한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렸지만, 사우디아라비아도 한때 이란과의 오랜 원한을 끝낼 전쟁에 찬성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이란의 공격은 사우디가 자국 에너지 인프라뿐 아니라 왕국의 상당 부분이 의존하는 담수화 시설까지 취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사우디의 도시들은 대규모 담수화 단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이 부분에서 수도 리야드는 더 취약하다.
종전과 걸프동맹 사이에서
민간인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담수화 시설을 공격하는 행위는 상상할 수 있는 극악한 전쟁범죄 중 하나다. 하지만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담수화 시설 공격이 보여줬듯, 이란의 종교 극단주의자에게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사우디는 이 점을 주목했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보복 위협을 통해 이란의 식수 공급망 공격을 억제하겠다고 걸프 아랍국가를 안심시킬 것인가. 아니면 이란에 더 유리한 조건을 허용하는 대가로 전쟁의 신속한 종결을 추구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 국가들과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동시에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란과의 타협을 상쇄할 ‘반짝’ 외교적 승리를 행정부가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걸프 주민의 물 안보 문제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미국이 걸프 국가와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장기적인 이란 패권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이란의 핵심 인프라 공격을 억제할 효과적인 수단을 찾아야 한다. 결국 선택은 걸프 동맹국에 신뢰할 만한 핵우산을 제공하느냐, 아니면 그들을 이슬람 공화국의 가혹한 처분에 맡겨버리느냐로 귀결된다.
원제 ‘Peace May Not Be at Hand in Iran’

6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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