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림 교수 “게임 불법 사설 서버, 피해 추정치 매우 커…면밀한 조사와 인식 개선 필요”

게임 불법 사설 서버로 인한 피해 추정치가 매우 크고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기에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4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OPGG 1층에서 ‘게임 불법 사설 서버 피해와 대책’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손혜림 교수는 ‘불법 사설 서버와 게임사 및 이용자의 피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불법 사설 서버의 피해가 크지만 처벌 사례와 수준이 낮고 관련 조사도 부족하다며 이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와 이용자의 인식 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 교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적발된 게임 불법 사설 서버 적발 건수는 17만7100건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법적 처벌 인원은 61명, 실형은 5명에 불과하다. 특히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불법 사설 서버 운영으로 260억원 이상의 범죄 수익을 올린 운영자의 경우 최고 형량이 징역 2년에 불과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행정조치를 보면 2023년 2만 5521건에서 2024년 5만 2164건으로 증가했다.

손 교수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3만 6206건을 적발할 정도로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불법 사설 서버 운영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용자 중에서도 청소년에 대한 피해 조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손 교수는 설문 조사를 통해 이용자 피해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온라인 RPG를 이용하는 만 18세에서 49세 사이의 남녀 1500명이 대상이다.

이중 사설 서버를 알고 있는 이용자는 1072명(71.5%)에 달했고 이중 실제 경험자는 543명(사설서버 인지자 중 50.7%)였다. 이용 사유는 빠른 레벨업이 250명 이상이었고 적은 과금 부담, 얻기 쉬운 희귀 아이템과 능력치, 구버전 등의 순이었다.

사설 서버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게임은 메이플스토리, 리니지, 리니지M, 리니지2, 바람의 나라, 디아블로, 리그오브레전드, 뮤, 검으사막,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순이었다.

손 교수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설 서버 경험자 수를 약 229만명으로 추정하고 이에 따른 1년간의 매출 손실액이 약 3675억원 규모라고 분석했다.

특히 손 교수는 “이는 사설 서버로 인해 발생한 게임사의 피해 중 이용자 이탈로 인한 피해에 한정한다”라며 “사설 서버로 인한 게임사의 다양한 피해 중 한 가지 측면에 대한 추정치”라고 강조했다.

사설 서버로 인한 이용자 피해도 존재했다. 약 100명의 이용자는 피해가 없다고 답변했으나 250명에 조금 못 미치는 이용자는 ‘예고 없는 서버 종료’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또 서버 내 핵과 불법 프로그램, 불법 광고 노출, 결제 후 아이템 및 캐시 미지급 등의 피해 사례도 확인됐다.

이외에도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나 대응이 어려운 점과 사설 서버에서의 도박성 미니게임 및 이에 대한 청소년 이용 등도 문제로 조사됐다.

손 교수는 “도박성 콘텐츠가 사설 서버에서는 제대로 규제가 안 되는 문제도 있다”라며 “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다수도 스스로 사설 서버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 사설 서버로 인한 피해가 크기에 관련 조사와 인식 변화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게임미디어협회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게임기자클럽이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에는 손혜림 교수(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김범수 본부장(게임물관리위원회), 황정훈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게임팀 팀장)이 발표자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