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스는 스탠스를, 훅은 그립을 바꾸세요 [이시우의 마스터클래스]

9 hours ago 1

슬라이스는 스탠스를, 훅은 그립을 바꾸세요 [이시우의 마스터클래스]

필드에서 아마추어 골퍼를 지도하다 보면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있습니다. 악성 슬라이스나 훅이 났을 때, 당장 다음 샷에서 스윙 궤도나 타이밍을 억지로 뜯어고치려다 폼 전체가 망가지는 경우입니다. 1초 남짓한 찰나에 몸의 움직임을 이성적으로 통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투어 정상급 선수조차 샷이 흔들리면 스윙 메커니즘을 의심하기에 앞서 셋업부터 점검합니다. 원인이 다르면 처방도 달라야겠죠. 복잡한 궤도 수정 없이 고질적인 구질을 잡는 해법은 바로 ‘슬라이스는 스탠스, 훅은 그립’입니다.

슬라이스로 고생하는 골퍼 열에 아홉은 상체가 덤벼들며 클럽이 바깥에서 안으로 깎여 들어오는 아웃인(Out-to-In) 궤도를 그립니다. 이를 고치겠다고 무작정 클럽을 안쪽으로 끌어내리려고 하면 오히려 상체가 들리는 보상 동작만 추가될 뿐입니다. 이때는 스탠스만 바꿔보세요. 평소의 스퀘어 스탠스에서 오른발을 반보 정도 뒤로 빼는 ‘클로즈 스탠스(Closed Stance)’를 취하는 것입니다. 단, 어깨와 골반의 정렬은 타깃 라인과 평행하게 유지하고 발의 위치만 닫아줘야 합니다.

오른발이 뒤로 빠지면 백스윙 때 우측 공간이 넓어져 몸통 회전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이 공간 덕분에 다운스윙 때 클럽이 몸통 안쪽에서 떨어지는 인아웃(In-to-Out) 궤도가 유도됩니다. 억지로 궤도를 만들지 않아도 깎여 맞는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이 왼쪽으로 꼬꾸라지듯 심하게 말리는 훅은 임팩트 순간 페이스가 급격히 닫히면서 발생합니다. 주된 원인은 왼손을 과도하게 덮어 잡는 ‘스트롱 그립(Strong Grip)’입니다. 이를 강하게 쥐면 임팩트 구간에서 손목의 릴리스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일어납니다. 훅이 난다면 당장 왼손 그립부터 풀어야 합니다. 어드레스 시 너클이 3~4개 보이던 것을, 2개 정도만 보이도록 살짝 풀어 잡는 ‘뉴트럴 그립(Neutral Grip)’으로 조정해 보세요. 과도하게 덮어 잡은 오른손 역시 클럽을 옆에서 받쳐주듯 잡는 것이 좋습니다. 그립 방향만 중립으로 바꿔줘도 손목의 과도한 쓰임을 억제해 페이스가 닫히는 현상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습니다.

골프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적인 움직임 이전에 정적인 ‘기본기’입니다. 주말 라운드에서 샷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면, 무리한 폼 교정은 잠시 접어두시면 어떨까요.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고 스탠스와 그립부터 점검하는 것이 타수를 지키는 현명한 지름길입니다.

이시우 빅피쉬골프아카데미 원장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