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래: 장자(莊子) 천하편(天下篇)에서 유래한 ‘황당(荒唐)’과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에서 유래한 ‘무계(無稽)’가 합쳐져 만들어진 성어입니다. 장자는 자신의 사유 방식을 설명하면서 세상의 보편적인 논리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기존의 틀을 깨는 자유분방한 논의를 펼쳤는데, ‘아득하고 광대한 학설과 터무니없는(荒唐) 말과 종잡을 수 없는 비유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고 표현했습니다. 여기서 ‘황당’은 현실이나 상식에 갇히지 않고 형식과 틀을 벗어나 비범함을 뜻하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무계’는 순(舜) 임금이 우(禹)에게 국정 운영을 당부하며 경계하는 말 중에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고, 도를 지키려는 마음은 극히 미약하니 근거 없는 말(無稽之言)은 듣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자문하지 않은 계책은 쓰지 말아야 한다”는 구절에서 왔습니다. 여기서 ‘계(稽)’는 꼼꼼하게 따져 근거를 찾거나 헤아릴 만한 법칙’을 뜻합니다. ‘무계’는 그러한 법칙이나 근거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정치를 할 때 터무니없는 말을 경계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황당’과 ‘무계’가 결합해 ‘황당무계’라는 성어가 되었으며, 현대에 와서는 ‘허황되고 근거가 없어 믿을 수 없는 언행’이란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 생각거리: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정보가 황당무계한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인 사고 능력입니다. 재미있거나 자극적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믿거나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행동은 사회에 큰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말이나 주장을 들었을 때 “이것이 진짜 사실일까? 근거는 무엇이지?”라고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이야말로 합리적인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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