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가 바둑판 위에 남긴 'AI 시대의 답' [조수영의 구설(球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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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에서 바둑 AI 카타고와의 두 점 접바둑 3연전에서 2승 1패로 최종 승리를 거둔 뒤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혁 기자 가로 세로 각각 19칸짜리 네모난 반상 위에서 동그란 흑돌과 백돌이 무한한 경우의 수를 만들어내며 세를 넓히고 서로를 잡아먹는다. 바둑은 인공지능(AI)의 공포를 가장 먼저 현실로 보여준 세계였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이세돌의 1승4패로 끝났다. AI의 압도적인 능력이 가장 충격적인 방식으로 증명된 순간이었다.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AI는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발전했다. 산업은 물론 개인의 일상에도 깊숙이 스며들었다. 사람들은 AI가 주는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을 느낀다. 인간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걱정과 인간의 설 자리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두려움이다.AI와 인간의 공존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금 다시 바둑이 전면에 나섰다. 지난 21일 막을 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에서 신진서 9단과 현존 최고 성능의 바둑 AI 카타고가 세 차례 맞붙었다. 인간 대표 신진서는 1국의 완패를 딛고 2·3국을 내리 이겼다. AI 시대에도 인간이 만들어낼 영역이 있으며 AI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AI, 공포 아닌 공존의 대상바둑계는 아직도 2016년의 충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알파고가 1국에서 승리한 뒤 구글 관계자는 “인간이 만든 AI가 승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그 말이 오히려 더 섬뜩했다”며 “AI는 안전하고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는 설명처럼 들렸지만 동시에 인간이 더 이상 최고가 아니라는 선언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사진=최혁 기자 10년이 흐른 지금 AI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졌다. AI는 더 이상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가 아니다. 함께 살아가며 활용해야 할 존재가 됐다. 쎈수학·한경 기신전 역시 그 변화 위에서 출발했다.이번에는 누구도 인간이 AI보다 강하다고 전제하지 않았다. 신진서는 두 점을 놓아 18집 반의 우위를 안고 대국을 시작했다. 2019년 이후 세계랭킹 1위를 지켜온 신진서가 두 점을 받고 대국을 한 것은 거의 20년 만, 그 자체로 낯선 장면이었다.신진서에게는 제한 시간 5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졌다. 카타고는 매 수 20초 안에 착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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