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7호' 우주 안착…지구관측위성 분야 세계적 개발역량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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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아리랑 7호 위성의 펼쳐진 모형.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난 2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아리랑 7호 위성의 펼쳐진 모형.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반도 감시·정찰, 재난 관측 등 임무를 수행하는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7호가 우주에 안착했다. 이 광학위성과 상호 보완적인 레이더 위성 아리랑 6호(오른쪽)도 내년 발사를 앞두고 있다. 한국 정보당국 등은 고화질 위성 데이터를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위성 강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아리랑 7호는 지난 2일 새벽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유럽 우주 기업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 ‘베가-C’에 실려 발사됐다. 아리랑 7호는 발사 44분 후 아리안스페이스 베가-C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됐고, 1시간9분 뒤 남극 트롤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초기 교신에서 태양전지판 전개 등 위성 상태를 확인했으며 우주청은 지상국 교신 네 차례 진행 후 최종적으로 ‘발사 성공’을 발표했다.

'아리랑 7호' 우주 안착…지구관측위성 분야 세계적 개발역량 확보

아리랑 7호는 무게가 1810㎏에 이르는 대형 위성이다. 누리호 4차에 실린 차세대 중형위성 3호보다 3~4배가량 크다. 약 500~600㎞ 고도에서 운용될 아리랑 7호는 흑백 기준 30㎝, 컬러 기준 1.2m 해상도를 지닌다. 고해상도 광학카메라와 적외선(IR) 센서를 통해 재해·재난, 국토 환경 감시 및 공공 안전 분석 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상용 위성 시장에서 미국 중국 등 일부 우주 강국만이 확보하고 있는 해상도의 위성이다.

아리랑 7호는 국내 위성 최초로 고정밀자세제어시스템(CMG)을 적용했다. CMG시스템은 고해상도 영상을 확보하는 데 필수다. 국내 위성 최초로 광전송 기술도 채택했다. 대용량 지구 관측 영상 자료를 실시간 처리하기 위한 것이다. 대형 산불이나 홍수가 났을 때 아리랑 7호를 통해 신속하게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리랑 7호는 궤도상 시험과 초기 운영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지상 관측 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상철 항우연 원장은 “아리랑 7호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구축해 온 정밀 지구관측 능력을 한 단계 고도화하는 위성이 될 것”이라며 “아리랑 7호가 본격 운영되면 재난·재해 감시, 국토 관리 등 국내 관측영상 정보 수집 능력이 높아져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이 가능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많은 연구자의 열정과 헌신을 바탕으로 아리랑 7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지구 관측 위성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역량을 갖추게 됐다”며 “공공의 성숙된 위성개발 역량을 민간으로 전파해 우주경제를 확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리랑 6호도 내년 발사를 앞두고 있다. 아리랑 6호는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를 탑재한 전천후 지구 관측 위성이다. 야간, 악천후 등 광학관측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 재난 대응, 환경·자원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늘어나는 고해상도 레이더 영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개발했다. 우주업계 관계자는 “아리랑 6호는 한국이 기존 아리랑 5호의 성능(1m급)을 뛰어넘는 서브미터급 SAR 위성을 독자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입증한 성과”라며 “우주 주권 확보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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